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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차, 회복은 언제쯤
삼성·이재용 부회장 2위 지켰지만 불안한 입지
2019-01-02 07:00:00 2019-01-02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현대차가 탑3의 위상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석달 연속 4위다. 이는 지난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체제가 구축되고 내년 사업계획을 통해 실적 회복을 다짐하면서 향후 점수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SK는 현대차로부터 3위를 빼앗은 후 순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점수차는 다소 줄어들었다. LG와 구광모 회장은 1위, 삼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위로 한 해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2일 발표된 ‘1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 재벌그룹 항목에서 3달 연속 4위(14.6)에 올랐다. 역대 최악의 실적과 광주형 일자리 등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 여파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달에는 지난 7월부터 6개월 동안 지속되던 점수 하락세가 멈추고 지난달보다 3.4 반등했다. 지난 11월, 12월 SK에 내줬던 긍정순위 3위도 되찾았다. 경제성장 기여, 사회발전 기여, 사회적 책임이 각각 0.9, 1.7, 1.8 올라 긍정점수는 1.4 상승했다. 총수 순위에서도 정몽구 회장(16.5)이 3위를 유지하면서 4위 최태원 회장(12.9)와의 점수차를 지난달 0.1에서 이달 3.6으로 벌렸다. 5개월째 지속되던 점수 하락세도 멈췄다. 지난달 단행한 인사를 통해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고 내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내놓은 점이 그룹과 총수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9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현대차의 숙원이었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에 힘을 실어준 점이 향후 경영상황 개선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사진/뉴시스
 
LG는 올해도 신뢰하는 재벌 정상(37.9)로 시작했다. 구광모 회장도 조사대상에 포함된 6월부터 이달까지 8개월 연속 가장 신뢰하는 총수 1위(34.1)를 수성했다. 11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하던 재벌 점수는 12월 반등한데 이어 1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총수로 등극한 이후 5개월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지던 구 회장의 점수도 11월 이후 안정세를 찾았다. 11월 단행된 인사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쇄신을 꾀했고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 청사진도 내보였다. 구 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각각 전체점수 30.5과 23.1를 얻으며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인사에서 사장단 인사와 임원 승진폭을 최소화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전체점수가 0.9 오른 삼성과는 달리 이 부회장은 5.2 떨어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긍정점수는 1.9 떨어지고 부정점수는 1.3 올랐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태로 도마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 승계의 정당성 문제와 내년 초로 예정된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그의 입지를 불안하게 만드는 양상이다. 
 
한진(-13.5)과 조양호 회장(-17.1)은 꼴찌로 한해를 시작했다. 조양호 회장 일가는 ‘물벼락 갑질’에 대한 혐의는 피해갔지만 해외 명품 밀수입 혐의는 검찰 고발까지 이르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이밖에도 총수일가의 잡음이 끊이질 않는 금호아시아나, 부영, 태광, 롯데, 태광도 한진과 함께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안치용 한국CSR 연구소장은 “1~4위가 4대 재벌에 의해 채워지고 있는 현상이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돌발 변수가 개입하지 않는 한 규모와 행태지수 상위 순위 간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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