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가 후속대책을 조만간 내놓는다고 했지만 당장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자영업자들은 장사를 계속할지, 접어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 최저임금을 올릴 것이라면 대신 카드수수료를 낮춰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편의점 점주들이 모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최저임금 인상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은 최저임금인상으로 오히려 자영업자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향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동맹휴업'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편의점 왕국'이라 불릴 만큼 한때 편의점이 자영업자들의 로망으로 여겨졌지만 '최저임금'이란 변수를 만나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계상혁 전편협 회장을 만나 점주들의 목소리를 대신 들어봤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 사진/이광표기자
전편협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리는 개인 회원이 아니라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브랜드 편의점의 협회가 들어와 있는 단체다. 각 협회 회원으로 따지면 1만5000명 이상이 우리 회원인 셈이다. 올해엔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기존에 임의단체였지만 이번 법인화를 통해 대표성과 협상력 강화를 모색하려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발하며 동맹휴업도 예고했었는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2년 동안 급격히 오른 인상률이다. 알바들의 공공의 적이 되는 것 같아 말씀드리면 우리가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우리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한테 월급을 주기 싫어서 이러겠나. 최저임금은 당연히 올라야 되는 부분인 것에 동의하고 우리도 편의점 사업을 접고 노동자가 되면 우리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또 우리 자식들도 알바에 나서는데 무조건 반대를 하겠나. 다만 무조건 올리지만 말고 여력을 만들어 달라는 거다. 또 한가지 언론에 부탁드리고 싶은 건 최저임금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꾸 가맹본사와 건물주, 카드회사 문제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최소한 가맹본사하고 건물주와는 우리가 동의하고 사인은 거쳤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우리가 동의하고 사인한 적이 없다. 최소한의 의견도 묻지 않았다. 그게 가장 큰 문제이고 본질이다. 당장 동맹휴업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점주들의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는 시점이 올 경우 언제든 함께 휴업에 나설 수 있다.
결국 정부측에 요구했던 최저임금 차등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최저임금 인상이 논의될 당시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5인 미만의 차등 적용이었다. 그런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임금은 올려 놓고 그 후에 대책을 만들려 하니까 항상 땜질 같은 방식이 나온다. 오히려 상가차임대보호법 등이 거론되며 건물주들이 점주들에게 미리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역효과만 낳고 있다. 본래 최저임금을 올릴 거였으면 미리 지불 능력이 있는지 검토를 해서 지불 능력이 없다면 대책을 만들어 놓고 최저임금을 올렸어야 했고, 그랬다면 우리도 이렇게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영난이 가중되는데 가맹본사에게 요구하는 부분이 있는가
-물론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가맹본사도 양보를 해야 되고 정부도 대책을 줘야 한다는 거다. 가맹본사측엔 로얄티(가맹수수료)에 대한 세부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해놓은 상태다. 로얄티 비중이 본사 수익에서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쓰여지는지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향후 협회간 협상을 통해 세부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당시 이미 각 편의점 본사에서 상생 부담금을 내놓은 터라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임금문제가 실제 편의점 경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과거에는 편의점의 지출 1순위가 로얄티나 임대료였다. 하지만 최근엔 인건비가 1순위다. 그 다음이 로얄티고, 그 다음이 임대료다. 이 세 가지가 조금씩 바뀌지 않으면 하나만 해결한다고 다 해결되지 않는다. 전체가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다. 가맹본사에게도 시장 상황이 바뀌어서 계약했던 당시보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졌으니 가맹본사가 양보를 해 달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카드수수료 문제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단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면서 카드 수수료도 크게 뛰어 마진이 10%에서 9%대로 감소했다. 담배는 편의점의 주된 판매 제품인데 계륵이다. 한 갑을 팔았을 때 손님이 카드로 결제할 경우 점주가 실제로 갖는 금액은 205원이다. 종량제 봉투도 마진이 5%이기 때문에 카드 회사가 절반의 금액을 가져간다. 그러니까 점주보다 카드가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가는 셈이 된다. 카드사 영업을 편의점 점주들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담배 세금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카드 수수료 또한 인하해야 한다.
당장 내년 최저임금 인상 후에 점주들의 경영난은 더 심화될 것 같은데
-다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가 많이 올라 "도저히 수지가 안 맞으니까 나 그만해야겠다"고 장사를 접을 수 있다. 그런데 편의점은 그러지도 못한다. 그 이유가 편의점은 본사하고 가맹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위약금이 수천만원이다. 그만두고 싶어도 위약금이 준비가 안돼 있으면 그만 둘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계속 인건비는 더 내라고 하니 "편의점 문 열기가 무서울 지경"이라는 점주들이 많다.
직접 편의점을 운영 중이지 않나. 이해당사자인 알바들의 반응은 어떤가
-주변에서 알바와 점주의 관계가 불편해졌을 것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 알바도 현재 상황의 문제점을 같이 공감하며 이해하려고 한다. 최근엔 알바 공고를 내면 외국인도 엄청나게 몰린다. 최저임금이 이만큼 인상됐기 때문에 굳이 공장서 일 안하고 편하게 편의점에서 일하겠다는 외국인들이 많아졌다. 임금은 올렸지만 고용시장의 선순환 면에서는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편의점산업이 고속성장했는데 왜 이런 상황이 왔다고 보는가
-편의점이 4만개 이상을 넘어서면서 당연히 우려됐던 부분이다. 근접출점 논란도 연장선이다. 편의점간 거리가 일정 거리 이내에는 출점을 금지해야 하는데 이제 고개만 돌리면 여러개의 편의점들이 보인다. 우리도 거리 제한을 두자고 수차례 요구를 했다. 동일 브랜드는 250m 거리 제한이 있는데 경쟁브랜드 사이에는 거리 제한이 없다. 경쟁사간 거리제한을 공정위가 담합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같은 문제도 공정위에 개선된 내용을 요구한 상태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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