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우리 이쁜이"로 통하는 배현진…송파을 기류 심상치 않다
높은 인지도·친근함 강점…재건축 문턱 완화 등 부동산 공약으로 약진
배 후보측 "부동층 37.5%, 결과 모른다…주말 역전 기대"
2018-06-08 06:00:00 2018-06-08 15:53:3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 송파을은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최대 격전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직접 공천한 배현진 후보가 맞붙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줄곧 보수 정당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해낸 송파을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무공천하면서 민주당 후보가 12년 만에 깃발을 꽂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에 40% 넘게 표를 몰아줬다.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들의 벽보. 사진/박주용 기자
 
여론조사에선 최 후보가 다소 앞서있지만, 배 후보의 추격이 매섭다. 가장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배 후보의 지지율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조사한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최 후보는 49.9%를, 배 후보는 33.6%를 얻었다. 격차가 16.3%포인트 차이나지만, 같은 여론조사기관에서 지난 3월24일부터 26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비하면 크게 좁혀진 수치다. 당시 조사결과에서는 최 후보 50.9%, 배 후보 26.1%였다. 배 후보 측 관계자는 “대체로 여론조사에서 답변을 회피한 부동층이 37.5%나 되기 때문에 향후 투표 결과는 아무도 예측 못한다”며 “이 추세로 보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역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 현장 민심을 살펴보면 여론의 기류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7일 오후 2시50분. 흰 점퍼에 흰 운동화를 신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잠실 트리지움 상가에 모습을 드러낸 배 후보는 미소를 지으며 시민들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배현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배 후보의 강점은 친근한 스킨십. 그의 목소리는 다소 쉬어 있었지만 미소만은 잃지 않았다. 앞에 보이는 시민들을 붙잡고 명함을 건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시민들이 배 후보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배 후보는 2010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BC 간판 앵커로서 뉴스데스크를 약 7년 동안 진행했다. TV속에서 화면으로만 배 후보를 봤던 시민들의 반응은 신기함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 트리지움 상가 내 식당에서 시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최근 일주일동안 선거운동 강행군으로 몸은 힘들었으나, 주민들의 응원이 배 후보에게 큰 힘이 됐다. 트리지움 상가 내 한 미용실에서 배 후보를 만난 40대 여성은 자신의 아이에게 “이 언니(배 후보)가 유명한 앵커”라고 설명해주면서 배 후보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가 하면, 네일샵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배 후보를 보자마자 “진짜 배현진 후보님이냐”면서 “실물보다 더 이쁘다”고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카롱 가게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배 후보 고생하는데 이거 하나 먹으라”며 마카롱 하나를 배 후보에게 건네줬다. 상가 내 카페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지나가는 배 후보의 팔을 잡고 “꼭 승리하세요. 꼭”이라며 응원했다. 배 후보는 그럴 때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화이팅 하겠습니다. 꼭 2번을 찍어주세요”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20대 여성은 배 후보를 만나 “후보님이 너무 보고 싶었다”며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왼쪽)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 트리지움 상가에서 자신을 보고 좋아하는 시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재건축 문턱을 낮추겠다”며 송파을 표심을 파고든 배 후보의 공약 홍보도 눈길을 끌었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꼬집어 비판하면서 선거 유세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부동산 세금 인상을 막고, 쉬운 재건축을 쟁취하겠다”며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배 후보는 30년 지난 노후주택은 재건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보유세 인상을 막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공인중개사 일을 하는 50대 여성은 “나는 무조건 배현진 지지”라며 “우리 가족까지 4명 모두 배현진 지지”라고 했다. 또다른 여성은 배 후보에게 “부동산 문제 좀 잘 해결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오른쪽)가 7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 앞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오후 3시30분. 배 후보는 상가 유세를 마치고 나오는 와중에 한국당 최연혜 의원을 만났다. 마치 친한 언니를 만난 듯 최 의원에게 다가갔다. 최 의원은 “나는 신경 안 써도 된다”며 “배 후보 건강 잘 챙기라”고 격려했다. 상가를 나와 새마을시장으로 나선 배 후보는 “머리가 엉망진창”이라고 웃음을 보이며 얼굴을 찡그렸지만 앞에 시민이 보이자 얼른 달려가서 시민의 손을 붙잡고 지지를 호소했다. 길가에 앉아있는 70대 어르신에게는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넸다. 새마을시장 유세부터는 김정자 구의원 후보가 합류했다. 새마을시장에 들어서기 전 트리지움 아파트 횡단보도에서 유세를 시작한 배 후보는 손으로 숫자 2번을 가리키며 시장쪽으로 넘어오는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오른쪽)가 7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새마을시장에 들어서자 배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다. “우리 이쁜이 왔어” “2번 필승”을 외치는 시장 상인들이 많았다. 자신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배 후보는 더욱 힘이 나는 듯 했다. 시장 가게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시장 내 상인들은 배 후보를 마치 자신들의 가족처럼 대했다.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목이 다 쉬었네, 쉬었어. 꼭 당선돼야 할텐데”라며 걱정했고, 옷수선집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주변 보면 배 후보 지지자가 많은데 여론조사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투표할 마음도 사라지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배 후보는 이 여성의 손을 부여잡고 “이럴수록 꼭 투표해야 된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더운데 얼음물이라도 줄까. 뭔가라도 주고 싶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왼쪽)가 7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에서 시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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