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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박원순, 유세 대신 호국영령·독립투사 기려
"여성독립운동가 잊혀진 현실, 안타까워"
2018-06-06 15:30:58 2018-06-06 15:30:5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6·13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6일,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유세 마이크를 잡는 대신 현충일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일정을 소화했다. 박 후보는 6일 하루를 현충일 추념식, ‘나라를 지킨 여성영웅들’ 전시회, 6.25참전유공자회 방문, 안보테마공원 서울함 방문 등으로 보냈다.
 
‘더불어 승리’를 외치며 연일 서울 25개 자치구 합동 유세에 나서거나, 각 계층과 소통하고, 현장을 찾아 현안별 주요 공약을 발표하던 최근과는 다른 모습이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현충일이라 박 후보가 시끄럽지 않게 집중유세 참석하거나 유세차에서 마이크 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쯤 박 후보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고당길에서 열린 ‘나라를 지킨 여성영웅들’ 전시회를 찾았다. 여성의원인 남인순 국회의원과 동행한 박 후보는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의 설명을 들으며 잊혀진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해 공감햇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참여한 여성은 2000여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훈장조차 없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으로 남성독립운동가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던 이들도 지금은 잊혀진 상태다. 당시 여성은 이름조차 제대로 없고 호적에도 올라가지 못했던 만큼 자료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크다
 
많은 이들이 유관순 열사만을 기억하는 사이 잊혀진 여성독립운동가 중 대표적인 인물이 남자현과 김란사다.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 배우가 연기한 안옥윤 역의 실제 모델인 남자현은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으며. 여권신장에 힘썼으며 사이토 마코토 총독 암살 시도 등 무장투쟁에도 앞장섰다. 김란사 여사는 유관순 열사의 스승으로, 이화학당 학생들에게 등불이 됐다. 여성 최초로 미국 대학에서 문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귀국해 이화학당에서 총교사(교감)로 근무했다.
 
심 소장은 “김란사의 경우 남편의 성을 따 ‘하란사’로 잘못 알려져 후손들이 노력을 기울여 얼마 전에야 이름을 되찾았다”며 “남자현 여사의 경우 영화 암살 덕에 그나마 알려진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훈처가 매달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하는데, 여성은 1년에 한 명만 들어간다”며 “자체적으로 여성독립운동가 12명을 정해 태어나신 달이나 돌아가신 달에 맞춰 달력을 제작해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도 여성독립운동가가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가족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 서당초등학교 4학년 정다은양은 “오늘 와서 보니 정말 멋진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많다”며 “유관순 열사 밖에 몰랐는데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늘 느낀 것이 독립지사들 중에서도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생각보다 참 많다. 뒤에서 뒷바라지 한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일선에서 무장투쟁의 전사로 활동하신 분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충분히 발굴하지도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단체가 했던 일들을 우리 정부와 지방정부가 지원하고 함께해서 잊혀진 독립지사들의 역사와 그들의 삶을 잘 드러내고 후손들로서 기념하고 이어받아서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겠다 결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현충일인 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고당길 ‘나라를 지킨 여성영웅들’ 전시회에서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원순 캠프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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