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빅배스 성공 가장 기뻐…홀가분하게 떠난다"
퇴임식서 지난 3년간 소회 밝혀…은행 비이자수익 확대·비은행 계열사 수익 확대 당부
2018-04-26 17:34:30 2018-04-26 17:34:3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사랑하는 농협금융지주 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떠나야 합니다. 지난 3년 동안 농협금융 회장으로 걸어온 이 길을 여러분과 함께해서 감사했고 즐거웠습니다."
 
3연임을 포기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진행된 퇴임식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소중한 인연과 많은 추억을 간직한 채 정든 농협금융을 떠나려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지난 3년을 되돌아봤다.
 
김 회장은 2016년 '빅배스'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단기간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일을 임기 중 가장 뿌듯했던 일로 꼽았다.
 
그는 "2015년 4월 처음 취임하고보니 농협금융은 조선·해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인한 막대한 부실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산업분석과 리스크 관리, 기업여신심사 역량을 강화해야 했고 내부통제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설계해 완벽하게 갖추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다음해 곧장 부실채권 전수조사에 돌입해 '빅배스(Big Bath)' 카드를 꺼냈다. 이로 인해 농협금융 최초로 상반기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같은 해 말에는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성장 기반을 닦았다.
 
김 회장은 "어려운 해였지만 농협금융의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 가장 기쁘게 생각한다"며 "모든 임직원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의 디지털금융과 글로벌 진출도 임기 중 성과로 꼽았다.
 
그는 "농협금융의 디지털금융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빠르게 발전했다"며 "농협금융 통합 모바일마켓 '올원뱅크'를 구축해 1년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200만명을 달성했고 'NH핀테크 오픈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국내 핀테크 혁신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금융의 글로벌 진출은 타 금융지주에 비해 20년 늦었지만 동남아 농업국가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지속 성장을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농협금융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미래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 및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생명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320억원에서 올해 233억원으로 27.2%(87억원) 감소했다. 농협손해보험의 경우 같은 기간 77억원에서 87억원으로 13.0%(10억원) 늘리는 데 그쳤다. 농협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1505억원에서 올해 3176억원으로 2배가량 급증하고 NH투자증권이 886억원에서 1281억원으로 44.6%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조화로운 발전이 필요하다"며 "특히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수익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기존에 투트랙(Two track)으로 추진해왔던 디지털 전략을 하나로 재편할 것을 당부했다. 농협은행은 핀테크 오픈플랫폼과 간편결제를 기반으로 하는 '투(To) 플랫폼 전략'과 스마트뱅킹, 올원뱅킹 등 편의성을 강화하는 '비(Be) 플랫폼 전략'을 병행 추진해왔다.
 
그는 "금융산업 경쟁 패러다임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투트랙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략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원 디지털(One Digital) 플랫폼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후임인 김광수 회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김광수 회장은 이날 농협금융 주주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김용환 회장은 "새로 오시는 회장님이 훌륭하신 분이어서 제가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며 "김 신임 회장님은 금융에 대한 오랜 경험과 혜안을 가지셨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분입니다.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광수 신임 회장의 취임식은 오는 30일 개최된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지난 3년간의 소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