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일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회가 있다면 증권이든 보험이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M&A 시장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하나금융이 증권사나 보험사 M&A 의지를 드러낸 것은 전체 당기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712억원으로 은행 비중이 94.1%에 달한다.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은행 비중이 각각 71.3%, 66%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급성장했지만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며 "지나치게 높은 은행 비중을 낮추기 위해 M&A 시장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보험업계 M&A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
김기환 KB금융 CFO는 지난 19일 1분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보험 자회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M&A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작년 11월 "생명보험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보완할 기회가 있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나금융의 M&A 시장 등장으로 향후 매물이 나올 때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하나금융도 경쟁에 나설 수 있다. 또 하나금융 자회사 중 손해보험사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 역시 M&A 타깃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로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높이고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는 등 M&A로 재미를 봤다"며 "기존 KB금융과 신한금융 양자구도로 흘렀던 보험업계 M&A 경쟁에 하나금융까지 등장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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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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