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CEO 인사, KB '안정'·농협 '라인'
KB금융, 11개 중 5개 계열사 CEO만 교체…농협금융, 농협대·호남 출신 약진
신한, 조용병 취임 후 첫 CEO 인사…하나, 김정태 회장 연임 여부에 달려
2018-01-03 17:25:14 2018-01-03 17:25:14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은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하며 또다시 경쟁에 나섰다.
 
윤종규 회장의 연임으로 2기 경영체제를 갖춘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변화보다 안정을 택해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했으며 농협금융지주는 지역 및 출신 학교 등의 특징이 두드러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농협 등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과 농협금융은 계열사 CEO 인사를 비롯한 조직개편 등을 모두 마무리했다.
 
가장 먼저 계열사 CEO 인사를 마무리한 곳은 KB금융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이번 인사 특징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점이다. 당초 KB금융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을 분리해 허인 행장을 새로 선임하면서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교체대상인 총 11개 계열사 CEO 중 6곳의 대표이사를 연임시키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1기 경영체제에서 증권사와 손해보험을 잇따라 인수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 성공한 윤 회장이 향후 보험사 추가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KB생명보험 사장에 PMI(인수·합병 후 통합) 전문가로 알려진 허정수 사장을 선임했다.
 
KB금융에 이어 진행된 농협금융 계열사 CEO 인사에서는 호남·농협대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총 5개 계열사에 대한 CEO 인사에서 경기도(이대훈 농협은행장), 충청(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 영남(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출신이 각각 1명인 반면 호남 출신이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과 고태순 농협캐피탈 사장 등으로 2명을 차지했다.
 
이를 두고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오는 4월 만료되는 점을 감안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김병원 회장과 같은 동향 출신인 호남 인사들이 주로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대훈 행장과 서기봉 사장, 고태순 사장이 농협대 출신인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박규희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역시 농협대 출신이다.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 계열사 CEO 중 상당수는 오는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신한금융의 경우 작년 3월 조용병 회장이 취임한 뒤 이뤄지는 첫 계열사 CEO 인사다.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과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이동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 등은 작년 한동우 전 회장이 선임한 계열사 대표들이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이동대 제주은행장,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사장 등은 당시 한 회장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조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계열사 CEO 인사인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그의 인사철학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계열사 임원 인사에서 업무 전문성, 연속성 차원에서 수직 승진이 대거 이뤄진 만큼 계열사 CEO들의 대규모 교체도 예상된다.
 
하나금융에서는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을 비롯해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등 8명의 계열사 CEO의 임기가 오는 3월 종료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력을 중시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 2016년 인사에서 계열사 8곳의 CEO 중 5명을 대거 교체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대규모로 교체할 수 있다"며 "특히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회장의 연임 성공 여부에 따라 인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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