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사이버사 여론 조작 직접 지휘' 비밀문건 또 나와
이철희 의원 '북한의 대남 C-심리전 관련 대응전략' 문건 공개
법원, 김 전 장관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 있다"며 석방
2017-12-28 00:07:21 2017-12-28 00:07:21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김관진 당시 국방부장관이 군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을 직접 지시한 문건이 또 공개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이 담긴 '북한의 대남 C-심리전 관련 대응전략' 문건을 27일 공개했다. 이 문건은 2012년 3월9일 작성됐으며 김 전 장관이 서명했다. “북한 및 종북세력의 我 「국가 중요행사」 방해 및 국론분열 획책 위협에 대한 우리의 C-심리전 대응전략을 보고드림”이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문건은 그해 실시된 4월 총선에 대비한 사이버사의 구체적인 작전지침을 담고 있다.
 
'북 선전 식별/대응'이라는 제목 아래 지침 사항으로 ['(위험 색출)사이버 위협세력 색출·신고로 適 활동 위축 유도'. "1명의 간첩이 100명의 종북세력과 10,000명의 좌파를 만든다"는 점을 인식하고 「식별→분류→신고」의 3단계 절차로 불순세력 활동 억제. 현재 추정되는 1만명의 종북세력 중 핵심주도계층은 1천여명으로 추산] 등의 내용이 적시돼 있다. 여론조작을 의미하는 '위협 상황별 실시간 대응으로 우호 반응을 60% 이상으로 유지'라는 지시사항도 기재돼있다.
 
그동안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문건에서 지칭한 종북세력과 좌파는 당시 야당 인사들과 정부 비판적 성향의 사회 각층 인사들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문건에는 '창의적 전술 적용'이라는 제목 아래의 지침 사항으로 ['(매체 제작)직관적 이해와 공감을 유발하는 콘텐츠 제작. 軍·官 이미지 제거. '감성→자극 이성→설득' 이야기 형식으로 제작. 원고, 웹툰 등 형태별 총 90편 제작(30일X6.3편/일)] 등도 기재돼 있다.
 
문건은 대응 전략으로 "총 64명의 가용 사이버 요원 전원을 투입, 총력 대응"을 지시하고 있으며, '임무 조정/조직 임시 재편을 통해 全 간부 투입', '3.12 09:00부터 C-심리전 총력 대응체제로 전환' 등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작전시행·평가주기를' 週間 단위로 순환하여 성과형 임무수행'을 지시하면서 '1단계로 북한개입 경고, 2단계 종북위협 전파, 3단계 중도 오염 차단, 4단계 우익 결집 보호, 5단계 흑색 선전 차단' 등을 지시했다.
 
이 문건은 이 의원이 지난 9월25일 공개한 ‘사이버사령부 BH 협조 회의 결과’라는 문서에서도 언급됐다. 2012년 3월10일 청와대(BH, Blue House)와의 회의 결과를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한 이 문서에서 사이버사령부는 ‘북한의 대남 C-심리전 대응전략’ 즉, 이 총선 개입 문서와 관련하여 ‘국방부는 북한·종북세력의 위협과 我 C-심리전 대응계획으로서 총력 대응태세, 북한의 선전 식별·대응, 전술 방안 등을 보고’했고, ‘BH는 창의적인 대응계획을 높이 평가하면서 3. 20(화) 추진 중간 평가 보고 및 주요 이슈에 대한 집중 대응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건에는 BH 협조회의가 당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요청으로 실시됐다고 명시하면서 여론조작에 투입될 군사이버사 군무원 정원 증가와 관련해 '순수 증편'이 필요하다는 국방부 의견에 대해 "BH는 국방부 입장에 동의하며, 군무원 순수 증편은 기재부 검토 사항이 아니라 대통령 지시로서 기재부 협조시 '대통령께서 두 차례 지시하신 사항"임을 명문화 강조"했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다.
 
이 의원은 “이 두 문서를 보면 청와대가 요청하고 장관이 계속 보고받고 결재한 것으로, 총선 개입 목적으로 매우 심혈을 기울여 작전지침을 마련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 장관이 책임자, 사이버사령부가 행동대로 활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BH 협조회의 결과 문건을 보면 국방비서관, 안보수석, 대외전략기획관이 모두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대통령의 지시 또는 동의 없이 기획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국방부 재조사TF, 검찰 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더욱 적극적인 수사와 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정원 특별수사팀(팀장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군사이버사의 여론조작 사건 핵심피의자인 김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구속했으나 법원이 두 사람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받아들여 석방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51부(재판장 신광렬 수석부장)는 지난달 22일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적부심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와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의 정도, 피의자의 변소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 24일 임 전 실장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고, 현재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거나 증인 등 사건 관계인에게 위해를 가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의 출석을 보증할 만한 보증금의 납입을 조건으로 하여 석방을 명한다"고 석방이유를 밝혔다.
 
특별수사팀은 김 전 청와대 기획관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 23일 "객관적 증거 자료가 대체로 수집된 점, 주요 혐의사실에 대한 피의자의 역할과 관여 정도에 대해 피의자가 다툴 여지가 있는 점, 관련된 공범들의 수사와 재판 진행 상황,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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