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부동산 거래 시 적용되는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차이에 대한 부작용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허술한 공시지가 관리감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차이로 다주택자와 일부 대기업은 상당한 규모의 보유세 감면 혜택을 받는 반면 서민들은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등 경제불평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국 25개 시군구청장은 2016년 1월1일 기준 총 3230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산정, 공시했다. 총액은 4510조원으로 집계됐다.
공시지가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조사ㆍ평가해 공시한 표준지의 단위 면적당 가격으로 양도세·상속세 등 각종 토지 관련 세금의 과세 기준이다.
그러나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사이의 괴리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이를 바로잡지 않고 있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실제로 2016년 당시 국토부는 시도별 변동률 및 가격 분포 현황, 최고가, 최저가도 함께 공개했지만 가장 중요한 공시지가 산정과정, 실거래가 반영률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시지가는 재건축사업 및 개발사업의 개발이익 산정기준일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 등 복지지원 여부의 판단 기준도 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만큼 정확한 토지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실거래가 기준으로 산정해 형평성과 특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정부가 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벌그룹들이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받고 있는 상당한 규모의 보유세 감면 혜택도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2013년 서울시가 현대자동차에 판 한전부지의 경우 평당 4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실제 공시지가는 9000만원에 불과했다.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한전부지에서만 437억원의 보유세 감면혜택을 받았다.
삼성이 올 1월에 부영에게 5800억원에 매각한 태평로 삼성본관도 평당 가격은 2억4000만원(건물값 제외)이지만 공시지가는 9000만원으로 실거래가 반영률은 37%에 불과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11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15대 재벌사옥 부지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평균 32%에 불과했다. 이 같이 낮은 공시지가 산정으로 한전, 현대자동차, 삼성, 부영 등 재벌대기업은 양도세, 보유세, 취등록세 등에서 막대한 과세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경실련은 보고 있다.
이철우 당시 새누리당 의원도 2016년 국토부 공시지가 발표 직후 우리나라 30대 재벌 소유 토지가격이 108조원(공시지가 기준)임을 감안하면 정부가 엉터리 과표산정으로 재벌에게 수 천억원의 보유세 특혜를 베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상적으로 비싼 집값과 전월세가격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주거불안과,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이 꺾이고 있는 실정이다.
즉, 다주택자·재벌 등 소수 부동산 부자들만이 불로소득을 독식하는 등 우리나라의 자산양극화와 경제불평등이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김희연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팀장은 "지난 2014년에 한전이 현대자동차에게 매각한 삼성동 한전부지 거래가는 10조5000억원으로 언론도 ‘평당 매매가 기준 대한민국 최고가’라고 수차례 보도했다“면서 ”그러나 정부 발표 최고가는 2004년 이후 13년째 명동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로 평당 2억7000만원“이라고 꼬집었다.
김 팀장은 “대한민국 모든 언론과 국민 대부분이 대한민국 최고가를 알고 있음에도 ‘정부가 공시지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정부 부동산 통계의 문제를 스스로 드러낸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공시가격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공시가격 조정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2015)’ 결과에서도, 2013년 기준 부동산 공시가격의 평균 실거래가반영률은 약 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을 단독주택, 토지, 공동주택으로 구분할 경우,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가장 실거래가에 가깝지만 이마저도 71.5% 수준이었다.
국토연구원의 2015년 부동산 공시가격의 실거래가반영률에 관한 연구 이후, 정부나 국책연구기관 차원에서의 후속 연구도 없다.
게다가 국토교통부가 매년 발표하는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연차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전혀 없으며,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없는 상황이다.
정세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국토교통부는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발표해, 단기간 내 체계 전반을 개선하기 어려워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전부로 이를 계기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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