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매립지인 수도권매립지는 경인아라뱃길과 서해안이 만나는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다. 지난 1992년 폐기물의 국가적 관리를 위해 설립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쓰레기 처리장을 관리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원순환시대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모습니다.
실제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현재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가스를 활용해 화석연료·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사용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전체 부지 가운데 제4매립장 예정 용지와 내년 매립이 끝날 예정인 제2매립장 용지를 활용해 총 250㎿(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 매립지관리공사를 이끌어온 이재현(57) 사장은 "수도권매립지는 25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앞으로 더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올 것"이라며 "환경을 넘어 문화, 경제의 땅으로 전환해나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이하 일문일답
-수도권매립지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매립지와 공사를 소개해달라.
수도권매립지는 2500만 수도권 시민들이 배출하는 쓰레기가 최종적으로 처리되는 곳이다. 비움의 땅인 동시에 폐기물에서 자원과 에너지가 생산되고 문화가 피어나는 등 나눔이 이뤄지는 새로운 시작의 땅이기도 하다. 공사는 쓰레기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매립해 처리할 뿐만 아니라 생활쓰레기와 하수슬러지를 활용해 고형연료를 만들고 매립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등 자원순환에 힘쓰고 있다. 또한 매립된 땅 위에 친환경 골프장과 체육시설, 야생화단지 등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골프장에서 거둬들인 수익금의 일부를 활용해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취임한지 2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부실했던 공사의 경영상태를 A등급으로 올려놓았는데 어떻게 가능했는지.
2년 전 취임 당시 공사는 매립기한 연장과 지방공사 이관문제 등 조직 내·외부 갈등과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했다. 조직 내 갈등 해소를 통한 안정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소통·화합·배려의 경영철학을 도입했다. 2009년부터 지속됐던 공사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 초부터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해 긴축예산을 편성·집행하고 자원화 시설의 운영효율화를 통해 2014년 737억원이었던 적자규모를 2015년 180억원, 2016년 158억원으로 개선했다. 나아가 지속가능한 친환경·위생매립방식을 정착시키고 과학적 통합환경관리와 현장중심 대응매뉴얼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악취 민원을 최소화했다. 이 밖에도 지역민을 위한 드림파크 장학금 운영, 다양한 문화행사 제공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정부에서 실시하는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A) 등급을 받았다.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최근 쓰레기 매립을 넘어 자원순환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고.
공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폐기물 전문기관으로서 지난 10여 년간 수도권지역 발생 폐기물의 순환이용과 적정처리를 위해 실증연구와 자원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매립지로 반입되는 음식물폐수를 처리해 생산된 바이오 가스로 발전 시설을 가동하고 있으며, 하수슬러지는 중간처리를 거쳐 건조연료와 복토재를 생산하고 있다. 더불어 매립지에서 폐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매립가스를 포집해 50MW 발전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50MW 매립가스 발전시설은 매립가스를 활용한 발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연평균 약 3.2억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4인 가구 기준 약 1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내년부터는 매립가스를 슬러지 건조연료로도 활용할 계획으로 연간 약 130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공사의 자원순환을 배우기 위한 방문이 많다고 들었다. 어떤 기술을 전파하고 그 효과는.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선진화된 폐기물 처리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우리 공사와 협약을 맺고 매립기술과 운영 노하우 전수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도국 공무원 등 해외관계자가 3500명가량 방문했다. 우리 공사의 매립장과 폐자원에너지화 시설들을 보고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방문한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9월 공사 최초로 MOA를 체결한 베트남 하노이의 남손매립장 매립가스 발전 및 CDM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국내기업 3개사와 베트남기업 2개사가 지분을 투자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해 추진하는 수익형 해외사업으로, 매립가스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청정개발체제(CDM)사업을 추진해 총 527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공사는 이같은 해외사업 추진을 통해 국가 위상을 높이고, 해외사업을 국내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참여해 추진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원순환과 더불어 태양광 발전에도 도전한다고 하던데.
미세먼지가 국가 주요 이슈가 된 현재 우리나라에서 신재생 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새정부는 탈석탄·탈원전을 에너지 기본 방향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전력 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한 '신재생 3020 정책'을 수립했고, 이 중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80% 수준까지 높여야만 한다. 하지만 태양광은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비좁은 국토의 농지나 산지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용이 종료된 폐기물매립장과 매립 예정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은 귀중한 신재생에너지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국내 최대인 250MW규모로 3단계에 걸쳐 육상과 수상에 설치하게 되며 총 사업비는 3903억원, 총 사업부지 면적은 376.5만㎡로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가 완료되면 연 10톤의 미세먼지저감, 연 15만톤의 CO2저감, 탄소 상쇄 숲 조성 등 1만4000ha의 환경개선 효과와 약 46만명의 장·단기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게 되며,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발전기금 약 475억원이 20년간 제공될 예정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주민 상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 특히 청소년에 대한 지원이 눈에 띈다.
지역 주민 자녀에게 실질적인 교육 혜택을 부여하고자 지난 2002년 드림파크장학회를 설립, 2004년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역 스포츠유망주 17명을 포함해 총 101명에게 2억4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드림파크 장학회 활성화와 기금 마련을 위해 드림파크 골프장에서 연 2회 개최되는 자선골프대회를 통해 1억원을 확보하고 골프장 수익금 중 1억원을 지원해 전액 장학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드림파크 골프장에서 발생되는 수익금 전액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사랑의 그린피' 행사로 적립된 1억5000만원을 연말에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한다. 더불어 2021년까지 드림파크 청소년 미래전당을 건립해 청소년을 미래 환경리더로 육성하고 수도권매립지를 환경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끝으로 앞으로 공사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수도권매립지는 지난 25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앞으로 더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올 것이며, 환경을 넘어 문화, 경제의 땅으로 전환해나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남은 임기동안 소통과 협력을 통해 수도권매립지를 '환경의 땅, 문화의 땅, 경제의 땅'으로 변화시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심축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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