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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결의' 결국 파국…'위기감 고조'
현대차 10·14일 각각 2시간씩 부분 파업 돌입…도미노 파업 예고
2017-08-08 06:00:00 2017-08-08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2017년도 여름휴가를 끝낸 국내 완성차업체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결국 대화 대신 투쟁을 택하며 포문을 열었다. 오는 10일과 14일 부분 파업에 돌입하며 사측을 압박한다 게 노조의 전략이다. 
 
현대차 노조는 7일 울산 공장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을 확정하고 오는 10일과 14일 각각 2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지난 4월20일부터 7월26일까지 총 22차례에 걸친 교섭에서 회사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데 따라 실력 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는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가 결국 파업을 선택함으로써 현대차는 6년 연속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현대차의 생산 차질은 총 34만2000대, 금액으로는 7조3000억원에 달한다.
 
완성차 5개사 중 쌍용차만 휴가 전 8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사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6.4% 감소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실제 파업을 결정할 경우 국민적 비판 여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파업 여부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계는 도미노 파업이라는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당장 기아차(000270)도 8일 1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기아차는 특히 오는 17일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노조가 승소할 경우 회사는 최대 3조원이 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여름휴가 기간에도 통상임금 확대 적용을 요구하면서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다. 사측은 17일 예정된 1심 판결을 확인한 이후에 본격적인 임금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사는 올해 총 11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지엠도 휴가 직후 임금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노조는 오는 9월 중 노조 대의원 선거를 진행할 계획이고, 지난달 사임한 제임스 김 시장의 후임도 조만간 새로 임명될 예정이다. 8월말까지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9월말은 돼야 본격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한국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해도 저지할 수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임금협상보다 한국지엠의 한국 철수를 더 우려해야 될 상황이다.
 
르노삼성도 지난 2년 무분규 기록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른 업체들처럼 파업투표 등의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올해 주요 협상 쟁점은 임금보다는 여유인력 확보와 고령 인력 대책 마련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파업 가능성은 낮지만 협상이 길어질 경우 추석 연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원들이 지난 7월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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