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책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래서 프루스트란 이름의 책방을 냈고 하루 하루의 기록을 일기로 담아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고 싶었거든요.”
지난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동 무수막길에 있는 작은 서점 ‘프루스트의 서재’에서는 주인 박성민 씨의 책 ‘되찾은 시간(책읽는고양이)’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참석자들과의 대화가 오가며 10평 규모의 조그마한 방은 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수놓아졌다. 박씨는 자신이 손수 준비한 자료를 띄어놓고 책방을 열게 된 계기부터 책을 쓰게 된 소감을 차분하게 얘기했다.
시작은 온라인서점이나 대형 중고서점이 없던 시절의 이야기부터였다. 박씨는 2001년 당시 금호동의 헌책방으로 유명했던 ‘고구마’에서 일한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4년 동안 온라인 주문과 배송, 재고관리 등을 배우며 책방 관련 감각을 키우게 됐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7년 동안 대형서점에서도 일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서점에서의 일은 그가 추구하던 삶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책과 관련된 매출에만 신경 써야 했던 삶에 그는 점차 회의를 느꼈다. 결국 2013년 ‘책을 파는 기계’ 같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후 과감히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이후 그는 1년간 여행을 다니며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고 다짐했다. 과거 자신의 책방 경험을 살려 조그마한 서점을 내고 쓰고 싶던 글을 써보기로 했다. 그렇게 책방을 운영하며 하루 하루의 기록을 담았던 일기가 ‘되찾은 시간’이란 이름으로 나오게 됐다.
행사 후 참석자들은 흡족한 모습이었다. 김준수 씨와 나새별 씨는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셨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최근 큰 서점의 획일화된 운영 방식이 아쉬웠는데 마침 이런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고 평했다.
윤희경 씨는 “젊은 친구가 소신 있게 책방을 운영하며 글을 쓰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응원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용기 있게 내딛은 한 걸음이 기성세대로서 굉장히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김현정 책읽는고양이 대표는 “’되찾은 시간’은 현대 사회의 강요나 떠밀림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 찾기를 구체적으로 시도했기에 의미가 있는 책”이라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먼 길을 찾아온 이들이 내면의 휴식을 갖고 돌아가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 '되찾은 시간'의 저자 박성민 씨가 지난 3일 자신의 책방 '프루스트의 서재'에서 참석자들 앞에서 책방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권익도 기자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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