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삼성證의 별난(?) 보고서
2009-12-15 09:06:0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삼성증권(016360)의 별난 기업 투자 보고서가 화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그야말로 '씽씽' 달리고 있는 현대차(005380)에 대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홀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금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현대차(005380)에 대한 보고서에서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가 9만1000원을 제시했다. 지난주말 현대차 종가가 10만95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목표가가 현 주가 대비 16.89%(1만8500원) 낮은 것.
 
통상 증권사 보고서의 목표가가 실제주가에 비해서는 높고, 증권사의 '보유'(Hold)의견이 사실상 매도를 권고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LIG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현대차의 목표주가로 각각 17만원을 제시하고, 나머지 상당수 증권사들 역시 현 주가보다 높은 12만~17만원의 목표가와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증권의 '소신'(?)이 시장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마저 쏟아지고 있다.
 
한금희 연구원은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춘 배경에 대해 "미국시장의 소형차종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 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형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원화강세에 따라 (현대차) 소형차의 대미수출 매력도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에 대한 삼성증권의 목표주가 엇박자는 지난 6월11일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면서부터 시작됐다. 
 
삼성증권은 이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하루 전 현대차 종가는 7만2300원으로 목표가를 소폭 웃돌았다.
 
 
이후 같은달 26일 삼성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그대로 유지한 채 투자의견만 매수로 상향했다. 보고서 제출일 직전 현대차 종가는 7만5000원.  
 
이로부터 한 달 뒤인 7월24일, 삼성증권은 재차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8만1000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주가는 8만1700원.
 
현대차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 등을 호재삼아 지난 7월 7만4100원이던 주가가 8월 10만6000원으로 43% 급등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4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9만1000원으로 올렸지만 투자의견은 '보유'의견을 그대로 고수하는 베짱을 부렸다.  
 
보고서를 직접 작성한 한금희 연구원은 "목표가 보다는 투자의견을 봐달라"며 여전히 현대차의 추가 상승 보다는 하락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이같은 판단이 소신있는 투자의견이 될 지, 자칫 주가분석 실패에 따른 투자의견 고집일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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