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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무법천지 온라인 세상, 홍채 인식이 필요하다
2016-08-30 11:14:42 2016-08-30 11:14:42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열풍이 뜨겁다. 갤럭시노트7이 사전 출시된 10여개 국가에서는 물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가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선 탓이다. 국내에서는 사전 구매를 신청한 사람 중 상당수가 아직도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고공비행 중이다. 갤럭시노트7이 출시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연속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사흘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 29일 나흘 만에 상승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1.74% 오른 1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국내 증권사 3곳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00만원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갤럭시노트7은 아이폰을 비롯한 경쟁작들과의 차별화 요소로 홍채 인식 기능을 내세웠다. 홍채 인식 기능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안구의 홍채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인식하는 기능이다. 비밀번호와 패턴 입력으로 스마트폰 잠금 해제를 해야 했던 지금까지의 스마트폰과 달리, 갤럭시노트7은 홍채 인식을 통해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
 
홍채 인식 기능의 핵심은 사용자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판별하고, 복제를 방지하는 데 있다. 홍채는 사람 신체 중 개인간의 차이가 가장 잘 드러내는 부위다. 홍채의 무늬는 생후 6개월경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18개월이면 완성된 후 평생 변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얼굴과 지문이 서로 다르듯, 홍채의 무늬도 다르다.
 
요즘 온라인 세상은 무법천지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콘텐츠들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판별할 길이 없다. 복제의 시대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시시각각 복제가 이뤄진다. 클릭 한 번이면 복제와 공유, 전파가 가능하다. 누군가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공들여 만든 콘텐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사람의 것이 된다. 온라인 세상에서의 저작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언론 매체들도 온라인 세상의 무법천지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매체들은 트래픽을 올리기 위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중심의 가십성 어뷰징 기사들을 쏟아낸다. 어느 한 기사가 네티즌들의 집중 관심을 받으면 불과 몇 분 사이 똑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수 십 개씩 쏟아진다. 오리지널리티에 대해 고민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기사들이다. 온라인 뉴스 담당자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카피 앤 페이스트(copy and paste)가 다다.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영혼 없는' 기사라도 많은 클릭수를 얻어내면 '장땡'이다. 그러는 사이 저널리즘의 가치는 희미해지고 있다. 언론 매체 스스로가 언론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악성 댓글을 쏟아내곤 한다. 연일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은 참다참다 못해 칼을 빼들어 이들을 고소하기도 한다. 유명인들만 고통 받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 역시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댓글 폭력에 시달린다. 온라인 세상은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막말을 내뱉는 가해자들의 정체를 확인할 길은 없다.
 
모두가 아이덴티티를 판별하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콘텐츠의 저작자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남의 것을 함부로 베끼고, 자신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저질 콘텐츠를 마구 쏟아낸다. 무법 천지의 온라인 세상에서도 홍채 인식 기능이 필요하다.
 
정해욱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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