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리세션 위기 피한 일본…전망은 여전히 ‘먹구름’
GDP 전년비 1.7% 증가에도 부양 기대 여전
2016-05-18 15:52:48 2016-05-18 15:53:29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일본 경제가 경기침체(리세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1분기(1~3월, 회계연도 2015년 4분기) 국내 소비와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당초 우려를 깨고 플러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일본 경제의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고 전망한다.
 
또 리세션 탈피한 일본
 
18일 일본 내각부는 1분기 GDP 예비치가 전분기에 비해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전망치 0.1% 증가와 전월기록인 0.4% 감소를 모두 상회한 결과다.
 
연율 기준으로 환산한 GDP 예비치는 1.7% 증가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였던 0.2% 증가와 직전분기 1.7% 감소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이로써 일본은 또다시 경기 침체를 면하게 됐다. 지난해 3분기(7~9월)에도 일본의 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해 2분기(4~6월)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 플러스로 전환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면 기술적 침체로 평가된다.
 
GDP 세부 항목별로 보면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전분기보다 1.4% 감소해 전망치였던 0.8% 감소와 직전분기 1.2% 증가를 모두 하회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60%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전분기에 비해 0.5% 증가해 전망치였던 0.2% 증가와 전월 기록인 0.8% 감소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함께 발표된 외부 수요 역시 전분기에 비해 0.2% 증가해 예상치와 전월 0.1% 증가를 상회했다.
 
소비·윤년 효과에 플러스 전환
 
민간 소비 급증이 이 기간 GDP 성장률을 플러스로 이끈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전자제품과 식료품 수요 증가, 국민의 여가활동 증대 등이 이 기간 분기 기준 GDP를 0.2%포인트, 연간 기준 GDP를 1%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또 올해 2월은 29일을 둔 윤년으로 계절적 효과도 컸다.
 
아이와라 코헤이 나티시스재팬증권 전략가는 “예상을 깬 지표 결과는 윤년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2월에 하루가 더 늘어나는 것이 사소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올해는 사람들의 소비가 많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토쿠다 히데노부 미즈호리서치연구소 전략가도 “윤년 효과가 분기 기준 GDP를 0.3%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기간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GDP의 상승폭을 제한시켰다.
 
아이와라 전략가는 “최근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일본의 부진한 무역 지표를 보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지 않은 이유는 놀랍지 않다”며 “기업들의 이윤이 감소해 투자 여건이 악화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본 시민들이 도쿄의 한 쇼핑지구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리세션 피했지만 우려는 여전
 
리세션 위기는 한 발짝 물러섰지만 향후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아이와라 전략가는 “개인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신뢰지수와 임금 상승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며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에 비해 0.9%포인트 떨어졌다”고 말했다.
 
신케 요시키 다이치생명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지표 결과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게 나왔지만 윤년 효과를 배제하면 일본 경제는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라 본다”며 “엔화 강세, 증시 급락, 구마모토현 강진에 따른 소비자 심리 악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일본 경제의 하방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날 “일본의 GDP 예비치는 악명 높을 정도로 잘못 발표된 적이 많다”면서 “다음달 8일 발표될 수정치에서 급격한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가 이날 전략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총 22명 중 12명은 일본은행(BOJ)이 올해 7월 예정된 금융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 등의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츠노다 다쿠미 신킨 중앙은행 전략가는 “BOJ는 현재 지진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잠정적인 평가가 나오게 될 7월쯤엔 부양책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와라 전략가는 “이번 지표의 호조에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정부는 소비세 인상을 지연하고 보완적인 재정 지출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