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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저임금 일자리 구인난
빈 일자리 12만4000개…용역 등 저임금 업종 비중 높아
2016-04-24 15:02:05 2016-04-24 15:02:05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지난해 10월 수도권지역 기업들의 구인난이 1년 전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허덕이는데 정작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못 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24일 발표한 ‘2015년 10월 지역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2014년 10월부터 1년간 서울에서 4000개, 경기에서 3000개의 빈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7개 시·도 중 빈 일자리가 증가한 지역은 서울·경기·대전·강원·충남·전북·제주 등 7개 지역이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빈 일자리 수는 서울과 경기에서 5만5000개, 6만9000개로 가장 많았고 부산(1만6000개), 경남(1만5000개), 대구·인천·경북(각 1만2000개)이 뒤를 이었다.
 
서울·경기의 빈 일자리를 산업별로 보면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비중이 높았다. 두 산업은 꾸준한 수요 증가에도 임금 등 근로조건이 타 업종보다 열악하다. 상당수가 용역업체인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의 경우 올해 1월 평균임금(2월 사업체노동력조사)은 전 산업 중 두 번째로 낮은 206만8000에 불과했다. 결국 구직자들이 지원을 꺼리는 상대적 저임금 일자리가 늘면서 빈 일자리도 늘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서울·경기의 경우 원래 인구와 일자리 규모가 커 변동률이 작아도 변동폭은 다른 지역보다 클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3000~4000이란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서울·경기의 총 미충원 일자리가 12만개 정도인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미충원 일자리 중 저수준(1~2수준) 비중이 높다”며 “이번 조사에 나타난 빈 일자리도 상당수는 저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저근로조건 일자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군·구별 종사자 수는 부산시 남구·사하구, 전남 나주시, 세종특별자치시, 전북 완주군, 강원 고성군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나주시와 세종시의 경우 종사자 수 증가율이 13.0%, 8.4%에 각각 달했다. 주로 공공기관이 이전한 시·군·구에서 종사자 수 증가율이 높았다.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세종시에는 중앙행정기관 및 국책연구소 등 21개 기관, 부산시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6개 기관, 전남에는 한국전력공사 등 5개 기관이 각각 이전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시간선택제 일자리 박람회' 및 '경력직-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현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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