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신고 못하게 하려고 휴대폰 빼앗아…절도죄 안돼"
"절취 고의·불법 영득의사 없었다"…원심 판단 유지
입력 : 2016-04-11 06:00:00 수정 : 2016-04-11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단순히 신고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휴대폰을 빼앗았다면 절취의 고의나 불법 영득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박보영)는 폭력행위처벌법위반(공동상해)·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29)씨와 유모(2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최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유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유예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씨와 유씨는 지난 2014년 3월12일 오전 1시쯤 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대학교부터 유씨의 아파트까지 약 7㎞를 최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왔고, 이를 본 A(19)군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 이들에게 "술을 먹고 운전한 것이냐"고 물었다. 
 
최씨는 이에 화가 나 손으로 A군의 멱살을 흔들면서 무릎으로 오른쪽 허벅지 부위를 때리고, 유씨는 A군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껴안는 등 공동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A군이 휴대전화로 신고하려 하자 최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최씨에게는 절도 혐의가, 유씨에게는 절도방조 혐의가 추가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최씨에게 벌금 150만원, 유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들의 절도와 절도방조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최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유씨에게 벌금 30만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최씨에게 당시 A군의 휴대전화기를 절취할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에 관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유씨의 절도방조 부분도 종범의 종속성으로 인해 최씨의 범행에 대한 방조 사실을 따져볼 필요도 없이 무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최씨는 당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유씨의 집으로 올라가려다 빼앗은 휴대전화기를 A군에게 돌려주기 위해 다시 나와 '핸드폰 가져가라'고 말했으나, A군이 이에 응하지 않아 가져갔던 것"이라며 "최씨가 휴대전화기를 이용 또는 처분할 의사로 가져간 것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는 B씨가 이들의 범행을 목격한 후 경찰에 신고했고, 이들은 같은 날 오전 2시4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최씨가 A군의 휴대전화기를 점유한 것이 불과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휴대전화의 재산상 가치가 감소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A군은 최씨가 휴대전화를 가져가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B씨는 원심 증인신문에서 '휴대전화를 가져가라고 했다'고 수차례 분명하게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사가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이 최씨 등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절도와 절도방조의 점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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