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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분양시장, 3월과 총선이 바로미터
2016-03-10 08:00:00 2016-03-10 08:00:00
올 들어 신규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미분양 증가 등 악재가 쌓이면서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작년 아파트 분양물량이 40만가구를 넘어서면서 '제2차 장기주택종합계획(2013~2022년)'을 바탕으로 정한 공급계획 물량인 연 평균 27만가구를 크게 웃돌면서 주택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다가 부동산시장이 다시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일부 감지된다. 이 같은 분위기가 봄 이사철을 계기로 다소나마 풀릴지, 아니면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작년 아파트 분양물량이 49만가구를 추정되는 가운데 가구 수 증가분(2011년 이후 27만가구)과 주택 멸실 수(최근 4년간 연 8만가구)를 고려, 우리나라 주택수요가 연 35만가구로 추산하면서 공급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파트 외 오피스텔이나 다세대·다가구주택까지 포함할 경우 80만가구가 넘어서 공급과잉이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허가 물량이 아닌 준공물량은 43만9252가구로, 수요가 많고 최근 5년간의 공급물량을 감안하면 작년 한 해 공급물량만 갖고 전체 부동산시장의 과잉공급을 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영향으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8539건)보다 42% 줄어든 5000건으로, 2012년 3월(4011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매가가 보합세를 보이고, 청약 미달단지가 늘어나면서 구매심리가 위축돼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3월과 4월 총선이 부동산시장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대개 설 연휴가 끝나면 개학과 봄 이사철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곤 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돼 구매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금융권은 2월1일(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주택담보 신규 대출에 대한 소득심사를 강화했다.
 
집값대비 대출금 비율(LTV)이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TI) 중 어느 하나라도 60%를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이자만 갚고 원금 상환을 유예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원금과 이자를 함께 분할상환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유보 등으로 국내에서 금리인상 압박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국내에서도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심사 강화, 과잉공급 논란과 함께 올해 부동산시장의 악재 중 하나로 꼽혔던 금리인상 요인이 약해진 셈이다.
 
3월 분양시장이 잘 된다면 기존 주택 거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4월 총선에서 지역개발 공약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긍정적인 흐름으로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3월 분양 성적이 저조하고 총선 기대감마저 사라진다면 강력한 부양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부동산시장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은 3월 분양시장의 흥행 여부가 올해 부동산 시장 전반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분양 물량이 급증한 지역들은 과잉공급 우려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투자하는 것보다는 입지, 주변 환경, 분양가, 자금계획 등을 충분히 따져본 뒤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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