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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넷마블·적자 위메이드, 방준혁·박관호 의장 리더십 명암
공격적 투자 넷마블 '승승장구', 트렌드 놓친 위메이드 '적자행진'
2016-03-03 06:00:00 2016-03-03 08:29:08
2013년 모바일 게임 위주로 회사의 사업 구조를 재편했던 넷마블게임즈와 위메이드(112040)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넷마블은 그 동안 여러개의 모바일 게임을 성공시키며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1조 매출을 달성했지만, 위메이드는 2013년 이후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해 적자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위메이드 간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간 리더십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방준혁 의장은 2013년 회사의 사업 구조를 모바일 게임 위주로 재편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투자를 진행한 것과는 달리, 위메이드의 박 의장은 모바일 신작 게임 출시를 주저하고, 기존 인기게임에 안주했다. 다작 출시를 통해 일부 게임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모바일 게임의 흥행 방식을 좇지 못한 결과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왼쪽)과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사진/각 사
 
만루홈런급 흥행 이어간 넷마블, 윈드러너 이후 성공작 없는 위메이드 '적자행진'
 
넷마블은 2013년 '다함께차차차'를 성공시키며, 모바일 게임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당시 위메이드도 자회사 조이맥스가 개발한 '윈드러너'가 큰 인기를 끌면서 넷마블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당시 윈드러너의 인기는 대단했다. 정식 출시 이후 12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 돌파하고, 43일 연속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3년 위메이드는 이를 통해 전년대비 약 90% 증가한 매출 227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윈드러너의 인기가 식으며 실적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윈드러너 이후의 성공작이 나오지 못한 탓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2014년에는 영업손실 314억원을 기록했으며, 2015년에도 117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넷마블은 다함께차차차의 흥행이후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으며, 2014년에는 '세븐나이츠', 2015년에는 '레이븐', '이데아', '백발백중' 등 인기게임을 다수 배출하며 국내 모바일 시장을 석권했다. 만루홈런급 흥행이 연달아 터진 것이다. 이를 통해 2015년 매출액 1조729억원을 기록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방 의장의 빠른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등이 지금의 넷마블을 만들어 냈지만, 위메이드는 윈드러너 이후 성공작을 내지 못했고, 게임을 출시하는 속도도 넷마블과 비교해 매우 떨어졌다"며 "출시게임을 비교해 보면 몇 배는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의장과 위메이드를 거쳐간 전문경영인들 간 엇박자가 계속되면서 회사 경영은 더욱 악화됐다. 2013년 위메이드의 모바일 전환를 주도했던 남궁훈 대표는 박 의장과의 불화로 사임한 것은 업계 안팎으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남궁 대표의 사임 이후 모바일 게임 출시는 더욱 더뎌졌으며, 이후 취임한 조계현 대표도 회사를 떠났다. 지금은 투자전문가로 알려진 장현국 대표가 위메이드를 이끌고 있다.
 
적자기업 전락한 위메이드, 퍼블리싱 보다는 개발에 집중
 
최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게임전문 미디어 편집장들과의 오찬에서 "이제 퍼블리싱은 안하고, 자체 개발 게임 출시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는 개발자 출신인 박관호 의장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 게임시장의 트렌드와 맞지 않게 위메이드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퍼블리싱이든 개발이든 좋은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확보해야할 시기에 퍼블리싱을 자제하겠다고 한 것은 현재 트렌드와 맞지 않다"며 "위메이드의 경영적인 목표가 매출 신장이라면, 게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해야하고, 콘텐츠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1월 2년만에 출시한 자체제작 신작 '소울앤스톤'이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출시 초반 TV광고를 비롯해 버스, 지하철을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집행했기에 결과는 더욱 뼈아팠다. 소울앤스톤을 업계에서는 "박관호 의장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트렌드에 맞지 않은 게임"이라고 평하고 있다. 소울앤스톤은 현재 구글플레이 전채 앱 매출 순위는 물론 게임부문 매출 순위에서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퍼블리싱 보다는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한 것은 맞다"며 "자체 개발 신작들을 통해 작년, 재작년과 비교해 좀더 나은 게임 라인업을 확충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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