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어제 상상하고 오늘 기획하며 내일 실행한다"
최윤현 최게바라기획사 대표
대기업 뒤로하고 '유쾌한 혁명가' 꿈꾸는 청년 문화기획사 창업
"'헬조선'을 재미나는 대한민국으로 다시 바꾸는 청년 될 터"
2016-02-23 06:00:00 2016-02-23 06:00:00
명문대 출신 최윤현씨는 일찌감치 대기업 입사를 포기하고 2013년 청년을 위한 문화기획사 '최게바라기획사'를 설립했다.

최씨가 연 '최게바라기획사'가 처음 주목받은 것은 '남북청년토크'였다. 남한과 북한 출신 청년들을 한 곳에 모아 허심탄회한 토크쇼를 열었는데, 당시 영국 BBC가 찾아와 이들의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토크쇼를 보도했다. 덕분에 최씨는 국내가 아닌 영국에서 먼저 알려졌다.

이 후에도 최씨는 최게바라기획사는 '또라이 포럼'과 '또라이 과거시험'을 열고 이 땅의 청년들에게 '내 안에 있는 똘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줬다.

사회의 이슈와 아픔을 기억하고 보듬는 '불꽃청년' 사업도 펼쳤다.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세월호 참사 등의 아픔을 기억한다. 우스꽝스런 복장으로 DMZ를 찾아가 캠핑을 하고, 12시간동안 쉬지않고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청년 뿐만 아니라 어려웠던 과거, 우리 경제에 크게 일조했지만 정작 자신들의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노인들을 모셔와 특별한 결혼식을 열어주기도 한다.

자신을 "헬조선을 재미나는 대한민국으로 다시 바꾸려 노력하는 청년문화기획사"라고 소개하는 최윤현씨의 특별한 기획사의 풍경을 들여다 봤다.
 
최윤현 최게바라기획사 대표. (사진제공=최게바라기획사)
 
'최게바라'라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학시절 후배가 '유쾌한 혁명가'라는 뜻으로 롤링페이퍼에 적어준 별명이었다. '게바라'라는 혁명가에 내 성인 '최'를 붙였다. 마음에 들어 인터넷 닉네임으로 사용하다가 이게 회사명으로 연결된 것이다. '최게바라'라는 이름은 지금 내가 활동하는 사업들과 비슷하다고 생각돼 마음에 든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늘 생각하면서도 유쾌하고 센스있게 풀어내는 활동을 하겠다는 '최게바라기획사'의 정책성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기획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한 문장으로 줄여 말하자면 '헬조선을 재미나는 대한민국으로 다시 바꾸려 노력하는 청년문화기획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크게 두가지 사업으로 정리할 수 있다. 남북청년문화에 관한 사업과 청년들의 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선 분단된 대한민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남북청년 관련 사업이다. 많은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고 북한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청년들을 대상으로 통일에 대해 보다 재밌게 접근해보기 위해 DMZ에서 힙합 페스티벌을 열고, 청년들이 각자 우스꽝스런 복장으로 DMZ까지 진격하는 퍼포먼스를 개최했다. 모두 DMZ의 평화를 노래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또 남한에 정착 중인 탈북 새터민들과 어떻게 하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문화기획으로 풀어 '남북청년토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사실 통일에 있어서 만큼은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순수한 민간 영역에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업은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일이다.
 
각종 취업난과 'N포세대'로 대변되는 요즘 청년들은 자기 색깔을 갖고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청년들이 좀 더 자기다움을 회복하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 바로 '또라이 양성 사업'이다.
 
웨딩 관련 사업도 진행한다. 오는 4월 미처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던 어르신들을 초청해 특별한 합동결혼식을 열어드리고 웨딩사진을 찍어주는 '마침내 열리는 따뜻한 결혼식'이라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금의 우리나라를 물려주신 어르신께 젊은이들이 갖고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결혼식을 열어드린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왜 할아버지, 할머니께 결혼식을 열어드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생각은 달랐다. 결혼식을 간절히 원했다. 식은 못치르더라도 결혼 사진이라도 한장 갖고싶다는 신청이 빗발쳤다.
 
어르신들의 결혼식을 청년들이 열어드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세대간의 단절을 회복하는 데도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돈되는 사업'은 아닌데, 사업 구상부터 실행, 수익창출까지의 과정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개개인의 꿈에서 시작된 기업인 만큼 가장 급한 것이 '돈'이었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청년문화기획 사업으로는 돈을 벌 수 없었다.
 
결국 다른 쪽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한 때 부산의 한 명란젓 회사의 마케팅 대행일도 맡았을 정도로 돈 되는일을 찾아다니느라 고생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우리의 수익 모델은 '영혼있는 행사대행'이었다.
 
다양하고 신선한 행사를 진행해본 경험을 살려 외부의 행사 기획 공개입찰에 참여해서 다양한 행사기획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학생 대상 워크숍,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V페스티벌 등을 기획했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청년 관련 프로젝트도 몇차례 진행했다. 모두 우리가 펼쳐왔던 기존의 사업에 잘 녹여서 진행하다보면 기획과정부터 특별한 행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최게바라기획사 직원들은 모두 20~30대 청년들로 구성돼있다. 대기업을 과감히 그만두고 합류한 청년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과감히 첫 직장으로 이 곳을 선택한 청년 등 모두 자신의 꿈과 행복을 찾아 과감한 결단을 내린 인물들이다. (사진제공=최게바라기획사)
 
기획사 직원들이 모두 20~30대 청년들이다. 생계 등 다른 걱정거리로 기획사에 합류가 쉽지 않았을 텐데.
 
총 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멀리 광주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고향을 등지고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로 상경한 직원부터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있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최게바라기획사로 합류한 직원들도 있다. 또 진로를 고민하다 과감히 첫 직장으로 우리 기획사의 문을 두드린 청년도 있다.
 
모두 '꿈'을 찾아, '행복'을 찾아 과감한 결단을 내린 청년들이다. 청년들이 자신이 직접 주도적으로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일은 흔치 않다. 조금이라도 젊을때 자신이 진짜로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펼치고 싶어 찾아왔다. 경제적으로는 넉넉치 못한 환경이지만 모두 지금의 직장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 계획은.
 
오는 4월부터는 사회 이슈나 아픔을 공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과 한께 아픔과 역사적인 것들을 같이 기억할 수 있을까를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오는 4월16일 세월호 추모행사를 준비하려 한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24팀의 청년들이 30분씩 각자 테마에 맞는 추모, 기억 등에 대한 노래를 불러주며 총 12시간 동안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문화를 통해 공감을 얻어내는 행사다.
 
오는 5월에는 청년들과 함께 광주를 방문해 5·18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를 갖는다.
 
모든 기획은 우리가 갖고있는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통일과 청년, 결혼, 사회의 아픔에 대한 일을 기획하고자 한다.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DMZ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엉뚱한 상상도 키우고 있다. 또 미래에 통일이 된다면 북한 땅에서도 청년들이 재미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DMZ에서 올림픽이 열릴 수도 있지 않겠나. 만약 현실이 된다면 올림픽 개막식은 최게바라기획사가 연출하고 싶다.
 
최게바라기획사 기획한 '남북청년토크'를 영국 BBC 방송국이 보도하면서 최게바라기획사가 국내·외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진제공=최게바라기획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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