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순정' 김소현 "아역도 좋지만 이제는 김소현으로 보이고 싶다"
입력 : 2016-02-23 17:15:45 수정 : 2016-02-23 17:15:45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연기자 김소현은 아역배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어린 윤보경 역으로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뒤 SBS '옥탑방 왕세자', KBS2 '보고싶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인기를 모은 드라마의 오프닝을 담당했다. 특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경우 단 2회 출연이었지만, 깊이 있는 연기로 드라마 초반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았다.
 
아역으로 조금씩 내공을 쌓아가던 김소현은 KBS2 '후아유-학교 2015'에서 누군가의 아역도 아닐 뿐더러 1인 2역으로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자기밖에 모르는 엘리트 수재와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긍정적인 소녀를 오고가며 아역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김소현이 상업영화 주인공으로 나선다.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순정'을 통해서다. 이 영화는 전라도 섬마을 고흥에 살았던 다섯 친구의 추억을 애잔하게 담은 영화다. 비록 영화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만, 주인공 수옥 역을 맡은 김소현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수옥은 유전적인 이유로 어릴 때부터 다리를 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늘 웃음을 갖고 있으며 라디오 DJ의 꿈을 안고 살아가는 소녀다.
 
섬마을 소녀가 된 김소현을 최근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리틀 손예진'으로 불릴 정도의 미모를 지닌 김소현은 열일곱살이라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솔직하고 조리 있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김소현. 사진/싸이더스HQ
 
영화의 초반부는 즐겁고 재밌게 출발한다. 오랫동안 서로를 아끼며 위하는 다섯 남녀의 우정은 미소를 짓게 한다. 단순히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친분이 두터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김소현은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또래들이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경수 오빠가 제일 나이가 많아서 주도를 많이 해줬어요. 같이 얘기하고 맞춰가다보니 금방 친해졌어요. 아역을 할 때는 의지가 되는 선배님이 있어서 따라가는 편이었어요. 이렇게 또래들이랑 하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걱정도 됐는데, 쉽게 친해졌어요. 계속 웃으면서 촬영하고 현장에서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 친밀함이 영화에서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다섯 남녀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약 한 시간 넘게 진행될 때쯤 예상 밖의 일이 발생한다. 친구들은 물론 주위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수옥이 자신의 다리가 고쳐질 수 없단 사실을 알게 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된다. 긍정적이고 늘 희망을 갖고 살았던 수옥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로 밝고 즐거웠던 영화의 톤은 급작스럽게 우울한 분위기로 변한다. 그 중심에서 수옥을 연기했던 김소현 역시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정말 충격이었어요. 이 감정이 맞을까 정말 되짚고 되짚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항상 수옥이를 업어주잖아요. 수옥이는 그게 민폐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친구들을 사랑하니까, 자신의 아픔을 나눠주고 싶지 않았던 거 같아요. 걷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범실(도경수 분)을 비롯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없고, DJ도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너져버린 거 같아요. 수옥이는 성숙하잖아요. 그래서 다 감당하고 혼자 짊어지려고 그런 선택을 한 것 아닐까요."
 
김소현. 사진/싸이더스HQ
 
성숙하기는 배우 김소현도 마찬가지인 듯싶다. 김소현은 최근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선택했다. 중학교 때까지 공부도 잘했던 모범생으로 알려진 그는 '출석'하는 데 의미 없이 시간을 뺏길 것 같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
 
"배우를 하고자 하는 지금 상황에선 맞는 선택 같아요. 학교를 안 가는 시간에 책을 본다든지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맞을 거 같아요. 연기와 학교생활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 시간을 차라리 좀 더 저를 위해서 쓰고 싶어요. 스무 살 되기 전까지요. 제가 학교에 다니면 '연예인 특혜'와 같은 눈치를 보게 돼요. 스트레스를 받고요. 친구들한테 그런 부분도 미안하고요. 그래도 대학교는 갈 생각이에요. 어디로 갈진 모르겠지만요."
 
이목구비가 뚜렷한 김소현은 '리틀 손예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웃을 때 미소가 닮았다. 김소현은 그런 별명에 대해 "고맙고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정말 예쁘시잖아요. 개인적으로 김소현이 더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아직 더 많이 보이지 않는 건 제가 부족하고 어리기 때문에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요. 누구의 아역도 좋지만 이제는 김소현으로 보이고 싶어요."
 
김소현은 '후아유'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순정'을 통해 자신을 더 알리기 시작했다. 스무 살을 앞둔 그는 이제는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조급하지 않게 차분히 정진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라며 자신감에 찬 얼굴을 보인 김소현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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