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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정도 나누고 수익 공유하는 '숙박재테크' 어때요
에어비앤비 숙박업 서비스 인기…투자비용 적고 수익 안정적
2016-01-18 15:42:50 2016-01-18 17:06:16
대학원생 안종하씨(30세·남)은 해외 여행객에게 집 안의 빈 방을 숙소로 빌려주고 숙박비를 받는다. 서울에 오는 여행객들은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김씨의 오피스텔을 페이스북을 통해 들여다본 뒤, 마음에 들면 예약하고 신용카드로 온라인 결제를 한다.지난해 초 우연히 에어비앤비를 알게 된 김 씨는 부업 삼아 투자를 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홍대에 오피스텔을 임대한 전략이 유효했다. 무엇보다 관리하는 데 따로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해서 한달에 월세와 관리비 등을 제하고도 130만원 정도 남는다고 했다.
 
안씨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의 흐름을 잘 포착해 재테크를 잘 하고 있는 케이스다. 공유경제는 개인이 쓰는 자원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앞서 예로 든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 한국에서는 도시숙박업을 등록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많은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숙박재테크가 큰 인기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명의 청년이 창업한 회사다. 에어매트리스와 아침밥을 함께 제공한다는 모토를 걸고 여행객들에게 홍보한 전략이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적으로 퍼졌다. 에어비앤비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집주인이 빌려줄 방 사진과 가격, 위치 등을 사이트에 올리면, 손님은 메신저로 주인에게 연락해 예약을 거는 방식이다. 이에 에어비앤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곳곳에 있는 게스트와 집주인(호스트)을 플랫폼을 통해 연계해주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 말 기준 190개국 3만4000개 도시에서 200만여곳의 숙소가 등록돼 있다.
 
에어비앤비 사업방식이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에 설립된 에어비앤비 코리아에 따르면 2015년 12월 1일 기준,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에 투숙한 게스트는 236% 증가했으며, 해외에 투숙한 게스트는 약 267% 늘었다. 현재 한국 등록된 호스팅 주소는 1만 3000개로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17% 성장한 수준이다. 국내 리스팅이 가장 많은 도시는 서울>제주>부산 순이라고 한다.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올라 있는 서울 지역의 '슈퍼호스트'들은 한 사람이 3~10곳씩 집을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이런 인기 호스트들은 대개 오피스텔을 몇 개 갖고 있거나 단기임대업 용도로 쓰기 위해 여러 채의 오피스텔을 올려놓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무협 파파하우스 대표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플랫폼을 통한 숙박업의 장점에 대해 "적은 비용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 리스크가 적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요즘에는 작은 규모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열더라도 최소 1억원의 창업비용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한 달 벌 수 있는 비용은 200만원 남짓. 은퇴 후 가장 많이 한다는 치킨 집은 월 200만원을 벌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은퇴자금을 초기에 지출을 해야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에 반해 에어비앤비는 집이 없어도 보증금만 있어도 가능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도 가능한 투자다. 또 인테리어비용만 들이면 한달 80만원에서 100만원의 수익도 가능하다고 한다.
 
우선 월세로 집을 빌릴 때 보증금 1000만원과 월세 70만원 집을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인테리어 비용 200~300만원가량 든다. 페이스북을 통해 집을 올려놓으면 게스트와 연락이 닿는다. 원룸 1박에 숙박비 60~80달러 청소비 20~30달러를 받으면 되는데 20~25일 방이 찬다고 한다. 이 때 한 달 수익을 내보면 70달러 곱하기 환율 1200원을 곱한(168만원) 다음 수수료 3%(50,400원)를 제하면 약 163만원 정도다. 여기서 월세 70만원과 관리비와 청소비 30만원을 제하면 63만원이 순수익으로 나온다. 지금 이 계산은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며 성수기에는 25일 방이 찬다고 하니 수익이 더 늘어날 것이다. 물론 오피스텔의 위치가 게스트들이 선호하는 장소 혹은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면 더 유리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가 젊은 투자자에게 추가수입으로의 의미였다면 은퇴 후 시니어세대에게는 에어비앤비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은퇴 후 사라진 소득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고립된 생활에 활력을 제공해주는 의미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남편과 사별하고 직장마저 잃은 뒤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로사는 아파트에서 호스팅을 해보라는 딸들의 권유에 따라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시작했다. 현재는 호스팅 수입으로 비용청구서도 해결하고 아제르바이젠에 거주하는 두 자매를 비롯하여 타즈매니아, 대만 등 세계각국에서 찾아오는 게스트들을 맞이하고 있다. 로사는 "직업도 없는 데다가 연금으로 겨우 혼자 먹고 사는 중이었다"며 "매달 날아드는 비용청구서에 주택융자도 아직 몇 년 동안 더 갚아야 했는데 에어비앤비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시니어 호스트들의 45%가 가계를 꾸리고 생활에 필수적인 소비 비용을 에어비앤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56%가 은퇴 후 고정적인 생활비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통한 부수입은 아주 중요한 수입원이다. 많은 시니어들에게 집은 가장 큰 자산이며 평균 16년 이상 살고 있는 집에서 거주해 왔고, 그 중 68%가 가능한 한 오랫동안 또는 평생 이사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들 중 40%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그 계획을 실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공유 경제 플랫폼을 통해 숙박재테크를 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있다면 관련 법규다. 국내에서 도시 민박업이 초기투자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인 것은 분명하다. 단, 일정한 요건이 필요한 만큼 초반에는 빠른 안정화를 위해 운영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과 협력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무협 대표는 "게스트하우스와 관련된 법이 여러 갈래로 나뉘다 보니 법들에 의해 혼동을 겪으시는 분들이 있다"며 "지리적 위치 시설 규모 투입자금 규모에 따라서 그 법들이 어떤 법에 따라갈 것인지 확실히 한 다음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어렵지 않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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