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공식 출범으로 아시아 지역 개발금융시장에서의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IIB 특별 재정장관
회의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AIIB 회원국 정부
대표들이 사진 찍는 모습. 사진/뉴시스·신화통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5일 자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공식 발족을 선언했다며 오는 1월 16~18일 개소식을 통해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AIIB는 지난 6월29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과 독일, 러시아, 인도, 영국, 싱가포르 등 57개 AIIB 예정 창립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특별장관회의가 열린 이후 6개월만에 공식 출범하게 됐다.
AIIB 공식 출범에 따라 지난 50년 동안 미국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독점해온 아시아 지역 개발금융시장이 미중 양대체제로 재편됐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고 있는 미국과의 기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중국은 AIIB 공식 출범을 계기로 미국이 주도해온 ADB에 맞서 아시아 지역의 금융질서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뤼친 AIIB 총재에 따르면 AIIB가 초반에는 전력과 교통 등 아시아의 도시 기반 시설을 위한 자금 조달에 초점을 맞추고 점차 범위를 넓힐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라프는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을 통한 기반 시설 구축과 맞물려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IB에 근간해 인프라가 확충되면 중국이 인도와 이슬람 등 중동 아시아 시장에서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국은 ADB 융자능력을 확대하는 등 ADB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중국이 제외된 것 역시 중국의 AIIB를 견제하기 위한 방침이라며 이들의 패권 경쟁이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의 수출 비중 가운데 약 35%는 TPP 참여 12개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TPP 체제가 중국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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