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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연말 시상식, '그들만의 잔치' 안 되려면
2015-12-28 06:00:00 2015-12-28 06:00:00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이 열리는 시즌이기도 하다. 연말 시상식은 올 한 해 맹활약을 펼친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을 두고 말이 많다. 매년 공동 수상을 남발하고, 시상식에 참석한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상을 받아가는 탓에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그들만의 잔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MBC는 지난해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수상자를 100% 시청자 투표로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런 방식 역시 인기 투표만으로 수상자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연말 시상식의 권위 추락은 방송사와 스타 사이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시작됐다. 스타 파워가 세지면서 방송사는 이름값 있는 연예인들을 섭외하기 힘들어졌다. 스타들을 모시려면 이름값에 걸맞은 상을 줘야 한다. 시상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스타들에게 골고루 상이 돌아가는 이유다. 연말 시상식은 방송사가 자사 드라마에 스타를 섭외하거나 연예기획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가 돼버렸다. 무늬만 시상식인 셈이다.
 
시상식의 권위가 없다면 시청자들에게 재미라도 줘야 한다. 하지만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에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 만한 볼거리가 없다. 수상자가 워낙 많은 탓에 수상소감을 전하는 데만 한참이 걸리고, 진행자는 생방송 시간을 맞추는 데 급급할 뿐이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는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국내의 제작 노하우를 배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지만 권위가 떨어지는 시상식이 이런 위상에 흠집을 내고 있다.
 
방송사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잔치를 벌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을 전국에 생중계까지 해야 되는 지는 의문이다. 전파 낭비다. 집안 잔치는 집안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면 된다. 시대가 바뀌었다. 시청자들은 지상파뿐만 아니라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과 케이블 채널 등을 통해 예능, 드라마를 시청한다. 모든 방송사의 콘텐츠를 아우를 수 있는 별도의 권위 있는 시상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해욱 문화체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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