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때는 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단독주택. 정환이네 집에 동네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선우 엄마는 택이 아빠에게 말합니다. "택이 아빠 제가 돈 생기면 뭐 사라캤죠?". 그리고 울려퍼지는 구성진 가락.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윤수일의 '아파트'.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항상 옳았습니다. 두 번의 시련이 있었지만 결국 하락분을 회복하고 조금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986년 이후 30년 동안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349.3% 올랐습니다. 서울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366.4% 상승했습니다. 1987년~1990년까지 이 시기에만108.8%가 올랐습니다. 88올림픽과 함께 찾아온 폭등기였죠.
1979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분양 당시 3.3㎡당 68만원이었다고 하죠. 지금은 3.3㎡당 3500만원 가까이 됩니다.
◇1979년 당시 은마아파트 분양광고. 자료/인터넷포털 블로그 캡쳐
그렇다고 항상 오르기만 할 순 없었겠죠. 30년 동안 주택시장에 닥쳐온 거대한 시련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연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하락한 것은 7차례 있었습니다. 대부분 급등세에 따른 단기 조정이었죠. 연간 5% 이상 하락한 적은 단 한 번,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던 때로 13.5%나 하락했습니다. 호가가 이정도니 실거래가는 거의 폭락 수준이었죠.
2008년 금융위기는 수도권 주택시장을 잡았습니다. 지방이 공급부족 누적으로 뜻밖의 호황을 보인 것과 달리 수도권은 금융위기에 맞물린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밀어내기 분양과 보금자리주택의 부작용에 시달렸죠. 고점 대비 9.8% 떨어졌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반등에 성공하며 거의 전고점을 회복했죠. 일부 단지들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죠.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하니 평균 전고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시장은 힘든 과거를 잊고 겨우 신바람을 냈지만 벌써부터 또 다른 위험이 감지되고 있죠. 약 2~3년 후 떨어질 것이 예상되는 공급폭탄. '공급과잉이다. 아니다'로 말이 많죠. 분명 많긴 많았죠. 계절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모델하우스가 열렸을 정도니까.
지금은 주택시장 환경은 과거와 많이 다릅니다. 옛날처럼 집이 부족하지 않고, 주택 구입 종잣돈이 될 소득은 정체돼 있죠. 인구는 줄고 있고요. 그럼에도 주택시장은 또 다시 위기를 극복하고 우상향 곡선을 탈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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