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앞다퉈 프라이빗뱅킹(PB)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사와 보험사에게만 허용된 투자일임업을 은행에게도 풀어주는 방안이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다.
투자일임업은 허용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권이 컨설팅이 아닌 직접 자산관리 시장에 뛰어들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5일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작업단(TF) 회의에서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재산늘리기 프로젝트' TF 1차 회의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사진/뉴시스
투자일임업이란 프라이빗뱅킹(PB) 업무 가운데 하나로, 고객자산을 금융회사가 모두 위탁받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증권사와 보험사에만 허용되고 있다.
은행은 현재 타 금융사의 '자문' 밖에 할 수 없다. 추후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허용되면 자문'료 외에도 판매수수료와 운용보수를 챙길 수 있게 된다.
이에 발맞춰 시중은행들도 PB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8일 기존 프라이빗 뱅커(PB)에 제공하던 PB전용 자산관리 시스템을 전 영업점으로 확대 오픈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자산과 투자성과 분석, 상속, 부동산, 금융종합소득과세 등 개인재무와 포트폴리오 설계 등으로 구성됐다. 기존 PB 고객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던 세무, 부동산, 법률, 유언신탁 등의 자문 서비스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이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전 영업점에 1700여명의 자산관리사를 배치했다.
신한은행은 기존의 PB센터인 PWM센터를 확대한 'PWM라운지' 지점을 새로 열었다. PWM라운지는 기존 PWM센터가 3억원 이상의 금융자산가에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1억원 자산가로 눈높이를 낮추기 위해 마련됐다.
신한은행은 현재 서울 종로구 경희궁지점을 시작으로 전국 16개로 지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팀 단위 전담조직을 ‘KB골든라이프지원부’로 확대했다. ‘KB골든라이프’는 생애주기별 은퇴준비진단을 통해 체계적인 은퇴설계를 위한 전문서비스다.
국민은행은 지난 1일 전체 850여개의 VIP라운지로 고객접점 채널을 확대한 데 이어 700여명의 상담사를 육성해 전국 지점에 배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새로운 은퇴설계 브랜드 ‘웰리치(We’ll Rich) 100’을 출시했고, 농협은행도 새로운 PB서비스를 선보였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베이비부머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면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가가 4년 전보다 28% 이상 증가했다"며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감소와 계좌이동제에 따른 고객 유치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업계에게 PB시장은 새로운 수익창출 창구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이 은행에게 투자일임업을 허용하게 되면 현재 '자문'료 외에도 판매수수료와 운용보수를 챙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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