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서비스 기사들이 원청과 서비스센터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서비스 기사들은 노조를 결성,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항하고 있다. 반면 같은 간접고용 구조에 놓인 LG전자 서비스 기사들은 여전히 침묵이다.
앞서 LG전자 서비스 기사들도 지난 2000년대 초반과 2013년 무렵 노조 결성의 뜻을 세웠다. 하지만 이내 흐지부지됐다. 이에 대해 박유순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LG전자 쪽에서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사태 이후 적극적으로 노무관리에 나섰다"며 "과거에는 서비스 기사들이 기본급 없이 AS와 수리, 영업 등으로 건당 실적을 올려서 돈을 벌었는데, 지금은 건당 실적은 조금 낮췄으나 대신 기본급여를 월 120만원대로 높여줬다"고 말했다.
기본급 지급만이 아니다. 차량의 경우 과거에는 서비스 기사가 개인 차량으로 일을 하고, 보험과 유지비도 본인이 충당해야 했으나 지금은 사측에서 리스 차량을 들여왔다. LG전자 로고가 들어간 점퍼와 셔츠도 과거에는 개인구매였으나 지금은 사측에서 무상으로 준다. 삼성전자서비스 사태가 남긴 교훈이다.
박유순 국장은 "먼저 노조가 생긴 기업을 보고 그것에 맞게 노동자들의 처우를 높여주고 불만을 미리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경우 기본급 지급은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을 통해 얻어낸 성과였다. 김문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사무장도 "LG전자는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들이 싸워서 이룬 성과를 따라한다"며 "그렇게 고용조건이 바뀐다"고 말했다. 선제적이고 능동적 조치가 아닌, 삼성 사태가 자사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수동적인 의미의 차단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LG전자 특유의 조직문화도 노조 결성에 장애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전국에 180여개에 이르는 서비스센터가 있고, 수원과 대전 등에 있는 아카데미에서 6개월가량 집체교육을 받은 후 전국으로 흩어진다. 반면 LG전자는 지역의 서비스센터 수가 적은 데다, 집체교육 등도 없어 인근 서비스센터라도 누가 누구인지 몰라 결속력이 낮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LG전자의 경우 삼성에 비해 여론의 집중도가 낮았다. 삼성전자서비스의 경우 두 명의 서비스 기사가 목숨을 잃은 데다, 재계 1위의 무노조 경영이 타깃으로 설정되면서 여론의 관심과 지지가 컸던 데 반해 LG전자 서비스 기사들은 삼성 사태에 대한 간접적 혜택으로 절박성이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유순 국장은 이런 분위기를 종합해 "2000년대 초반 LG전자 쪽에서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려고 했다가 금방 와해됐으며, 2013년 무렵 뜻을 세울 때는 단 6명으로 시작했다"며 "당분간은 LG전자 쪽에서 노조가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LG전자 서비스 기사들은 삼성전자 서비스 기사들의 투쟁으로 처우가 개선됐음에도 다른 간접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는 정작 노력하는 모습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관계자는 "LG유플러스나 LG전자나 간접고용·위장도급 문제와 사정이 똑같은데, 전자 쪽 기사들은 자기들 먹고 살기 나아졌다고 유플러스 쪽 문제에는 무관심하다"고 서운함을 표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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