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기업노트)어두운 시장서도 빛나는 '연상그룹'
IBM 인수10년…사랑받는 장수 아이템 '레노버 노트북'
2015-09-20 10:46:30 2015-09-20 10:46:30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워크맨,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시장이 급속도로 침체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렇듯 IT 시장에서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생존 경쟁 역시 매우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PC시장이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점점 더 커지고 똑똑해지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컴퓨터들의 성능도 뛰어나 교체 주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시장보다 선방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PC 분야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연상그룹(영문명 레노버)이다.
 
물론 연상그룹 또한 어려운 시장의 풍파를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역사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내며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는 기업이다. 
 
중국의 장수 컴퓨터 기업 연상그룹을 파헤쳐보자.
 
◇글로벌 PC 1위 기업, 10년간 매출 10배로 뛰어 
 
연상그룹은 전세계 16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1위 PC회사다.
 
지난 1984년에 창립돼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본사는 미국에 위치하고 있고 홍콩 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노트북컴퓨터, 데스크톱컴퓨터, 서버, 스토리지 드라이브, IT 관리 소프트웨어 및 관련 서비스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고 있다.
 
2001년에는 휴대폰 사업에 진출했고 2005년에는 IBM의 PC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상그룹의 전 세계 PC 점유율은 2.3%로 9위 업체에 불과했지만 IBM 인수 10주년을 맞은 현재 점유율은 2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간매출은 30억달러에서 390억달러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연상그룹의 대표제품으로는 컴퓨터 브랜드인 씽크(Think)시리즈를 들 수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노트북이 가장 인기가 좋은데 씽크패드 노트북은 2015년 1억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 2008년 비즈니스위크는 씽크패드X300 모델을 '역대 최고의 노트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2006년에는 씽크패드 이외의 레노버 브랜드의 PC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연상그룹은 지난해에는 모토로라를 인수해서 눈길을 끌었다. 구글이 125억달러에 인수했다가 다시 되판 모토로라를 29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다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 따라 모토로라 인수와 관련해서는 이익이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시장에서는 연상그룹의 모토로라 인수가 잘못된 선택이였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연상그룹은 모바일 사업부 재구성 등 구조조정을 통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연상그룹의 씽크패드X1 울트라북 (사진=레노버 공식 홈페이지)
 
◇실적 부진 돌파구는 미국 시장과 PC
 
최근 연상그룹은 전반적인 업계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한 2015년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에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1억500만달러를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순익이 줄어든 것이다. 
 
매출은 10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순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모토로라 사업부의 실적 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이 기간 모토로라 사업부는 2억9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핸드폰 출하량도 590만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로 향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전한다.
 
첫번째는 PC분야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미국 내에서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지난 분기 실적을 보면 연상그룹은 전 세계 PC 시장에서 20.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9개 분기 연속 전세계 1위 기업 자리를 지켰다. 
 
또한 남·북 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6% 성장한 것이 확인됐다.
 
연상그룹은 전체 PC 시장이 12.8% 감소한 것에 비해 전년 동기 대비 7.1%만 감소했고 1350만대의 PC를 출하했다. 
 
미국 IBM 인수 이후 IBM 브랜드에 대한 꾸준한 인기로 PC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요소는 연상그룹이 최근 강력한 구조조정을 내놓은 것이다. 순익 부진에 따라 연상그룹은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3200명 인력 감축을 결정했는데 특히 부진했던 휴대폰 사업부 감축 예상인원은 500명이다.
 
연상그룹은 이것이 실적에 반영되면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2015년 매출은 6.7%, 내년 매출은 7.2%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위안칭 연상그룹 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투자 비용 8억5000만달러가 확보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주력 산업인 PC,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의 고통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 연상그룹의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과거 3년 평균 PER 16배보다 낮은 13.85배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수준이다. 또한 구조조정과 컴퓨터 부문 강화에 따른 성장성은 연상그룹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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