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시대때 봉황은 개인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신조로 전해졌다. 동양 기서 ‘산해경’에 소개된 봉황은 동방 군자의 나라에서 나타나 높이 우뚝 솟은 곤명산을 넘어 저멀리 사해까지 날아가며, 날아가는 곳마다 그 곳에 평안함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봉황은 상서롭고 고귀한 뜻을 지닌 상상 속의 새로 알려져 있다.
봉황과 같은 고귀한 비행을 꿈꾸는 항공사가 있다. 바로 중국 국영 항공사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다. 중국국제항공은 고객을 귀빈처럼 모시겠다는 의미로 행복과 행운이라는 봉황을 기업 상징으로 삼았다. 회사 로고 역시 VIP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봉황무늬로 유명하다.
중국 승객들은 중국국제항공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봉황 즉 고객에 대한 귀빈 서비스가 높이 평가 받으면서 여객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향후 중국인들의 소득 증가와 함께 향후 항공료 상승으로 인해 성장주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국제항공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허브 공항 강화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국제항공
중국국제항공은 1988년 7월1일에 설립됐으며 베이징 국제공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국 국영 항공사다. 정부 소유의 중국국제항공그룹을 모회사로 두고 있으며 자회사로는 에어마카오와 심천항공 등 6개 여객항공사와 화물항공인 에어차이나 카고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캐세이퍼시픽항공의 대주주이자 중국 산동항공 그룹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1994년 12월22일 베이징과 서울을 연결하는 역사적인 정기 운항을 개시하는 등 1988년 창업이후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M&A) 등으로 항공 업계 내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중국항공총공사·중국서남항공공사와 합병하면서 거대한 항공그룹으로 새로 태어났다. 현재 중국 항공 업계 내에서 민항개혁의 핵심적인 역할을 도모하고 있다.
합병 후 중국국제항공은 307개의 노선을 운항 중이며 매주 정기 항공편만 3000여차례가 운항되고 있다. 베이징, 칭다오, 항저우, 청두를 경유해 중국 국내의 각 도시에 빠른 연결을 도모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은 국제선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국국제항공는 허브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 공항 허브 등에서 국외로는 신규 노선을 취항하고 국내로는 노선 운행을 늘리는 등 환승과 화물 운송을 강화하고 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중국국제항공은 화물 중심의 운수업에 치중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기종이 오래된 러시아 항공기로 구성됐다. 그러나 최근 여객수가 급증함에 따라 노선이 확대되고 있어 신형 항공기 구입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국의 항공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항공기의 평균 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기업 이미지 쇄신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국제항공의 평균 기령은 6.15년이었으나 올해 6월 보잉B737과 A340 각각 1기씩 퇴역했고 B737 6기와 A319 1기가 투입됐다. 이처럼 최근에는 에어버스와 보잉에서 연비 개선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는 소형기를 주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월 말 중국국제항공의 전체 항공기 보유대수는 549대며 향후 3년 안에 인도 예정인 항공기는 142대로 예상되고 있어 평균 기령은 꾸준히 낮아질 전망이다.
에어버스 공장 내에 있는 중국국제항공의 A320 항공기가 점검 중이다. 항공기 날개에 표시된 중국국제항공의 봉황 마크. (사진=로이터)
◇대내외 여객수 급증에 따른 호실적 지속
중국국제항공은 2004년 홍콩과 런던 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해외 고객들이 중국에 방문할 경우 중국 내에 있는 도시간 이동에 있어서 중국국제항공의 이용률이 높았으나 최근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비즈니스 고객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국내 여객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3년까지 국내선에 대한 수급 불균형으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 확대에 따라 중국 항공 여객수는 지난해 두 자릿수 증가를 나타냈다. 지난해 기준 항공업에 대한 중국 국내 여객수요는 11%, 국제 여객수요는 20%의 성장률로 집계됐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2016년까지도 20% 고속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유가의 하락세 역시 항공사에게는 호재다. 저유가로 상반기 항공사들은 영업비용의 30~40%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업계에 따르면 제트 유가가 1달러 하락할 경우 항공사들의 순이익은 4.3% 개선된다. 중국국제항공 역시 이 같은 수혜를 받아 상반기 실적의 쾌거를 달성했다.
올해 중국국제항공의 상반기 순이익은 41억9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5억1040만위안) 대비 8배 가량 급증했다. 중국국제항공은 국제 유가가 같은 기간 45% 하락한 가운데 여객수가 급증한 것이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여객수는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연간 전망 역시 안정적인 이익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보다 113.4% 급증한 81억4930만위안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방침으로 하반기에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국제항공 주가는 2분기 중국 증시 하락 영향에 고점 대비 40% 가량 조정 받아 연초 수준까지 밀렸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0.4배로 업계 평균 18.9배 대비 낮은 수준이다.
대내외 여객수 증가로 하반기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아래 동북아의 허브 항공사으로의 발전은 향후 기업 성장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