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노인은 많지만 정부 지원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를 지원받는 노인은 국내에서 단 5.4%뿐이다.
가난한 노인은 많지만 부양의무 가족들이 형식적으로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노인들은 생계비를 직접 벌기 위해 예순,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런 결과는 정부통계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14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28.9%)은 현재 일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생활비 때문에 일을 한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로 노인가구의 소비지출은 계층에 따라 격차가 컸다. 소득 상위 20% 노인 가구의 월 소비(305만9000원)는 소득 하위 20%(52만1000원)보다 6배 가량 많았다.
노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2만원,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43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거비(35.4%) 보건의료비(23.1%) 식비(16.2%) 경조사비(15.2%) 등이 노후 생활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의 노후 생계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노후보장을 위한 가족, 정부, 사회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대비는 가족의 책임이라는 응답이 1998년 89.9%에 달했으나 2014년에는 31.7%로 크게 줄었다.
돈없고 병든 노인들이 직면하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외로움’이다.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은 노인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으로 몰고 가기도 하는데 노인 10명 중 1명(10.9%)은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답할 정도로 심각하다.
노인들이 자살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40.4%), 건강 문제(24.4%) 외로움(13.3%) 부부·자녀·친구 등과 갈등 또는 관계 단절(11.5%)로 조사됐다. 강 부연구위원은 "점진적 은퇴자의 비중이 3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인만큼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지 않도록 인생 이모작을 설계할 수 있는 노인친화적 일자리의 근로조건과 작업환경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또 “무엇보다 노인 인구의 경제적인 욕구와 사회참여에 대한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는 근로환경을 창출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위해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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