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은퇴포럼)실질 은퇴연령은 71세…'고단한 노후'
27~54세 노동시간 줄여 55~65세에 일자리 나눠야
2015-09-09 13:40:22 2015-09-09 13:40:22
우리나라 남성들의 실질 은퇴 연령은 71.1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퇴직 연령을 55세 전후라고 감안해도 은퇴를 한 뒤 재취업해 일하는 남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55세를 전후한 시기에 은퇴한 세대들은 평균 수명이 85~90세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할 의욕은 넘치지만 직장에서 밀려난 이들 중고령자들은 사실상 특수분야를 제외하고는 적합한 자리가 없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일들이 자영업이나 경비, 청소, 돌봄서비스 등 허드렛일이라고 불리는 저임금, 저숙련 업종들뿐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고용시스템이 27~54세의 왕성한 나이에 장시간을 일하고 상당수 근로자들이 55세를 전후하여 직장에서 퇴출되는 구조기 때문에 고령화되는 시기에 조기퇴직으로 인해 할 일이 없고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
 
배 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55~65세까지의 중고령자들을 활용해 우리의 고용시스템을 크게 개혁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 중 하나가 정년연장이다. 물론 현 상태의 정년연장이 아니라 현재 27~54세 고용시스템의 장시간 노동체제를 개혁해 이들의 장시간 노동을 크게 줄이는 대신 55~65세까지의 세대에게도 기존 일자리에서 시간제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세대간 일자리를 나누자는 것이다. 배 연구위원은 "국가가 고령화에 대비한 사회적 시스템의 재정비라는 측면에서 개별 기업들이나 근로자들이 할 수 없는 고용시스템을 개혁하고 법제화에 나설 때"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OECD 주요국보다도 실제 주된 일자리에서 정년이 짧고 연금수급자 비중이 낮으며 연금수급액도 더 적다"며 "노후를 위한 준비나 저축 역시 부족해 중고령자들이 노동시장에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이 근로자들의 생애경로를 재설계해 조기 퇴직에 따른 노동시장에서 제2의 직업을 다시 찾아나설 것이 아니라 주된 일자리나 직업에서 정년 때까지 길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근거 없는 호봉승급이나 연공주의의 대폭 완화하거나 철폐하고 기업 내 직종·직무의 세분화, 경력경로의 다양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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