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늙은 엄마 아빠를 부탁해…만혼부부를 위한 재테크
부채없어야 종잣돈 모인다…아이 태어난 순간부터 적립식펀드에 돈 넣어라
2015-08-27 15:15:09 2015-08-27 15:47:10
#지겹게 들은 골드미스 딱지를 떼고 '품절녀' 대열에 합류한 김 과장(36세. 여. 지인 소개를 통해 배필을 만나 드디어 결혼에 성공했다. 그러나 신혼의 달콤함은 잠깐. 결혼은 현실이었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은 벌써 초등학생 학부모가 되어 있었고 벌써 노후를 대비하겠다며 다른 인생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이제 결혼한 김과장의 남편은 이제 마흔. 앞으로 직장인으로 지낼 수 있는 시기는 15년 정도다. 당장 아이를 낳는다 해도 돈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은데 자녀교육비와 노후대비까지 가능할지 막막하다.
 
만혼부부가 미래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세워놓지 않으면 낭패보기 쉽다. 출발이 늦을수록 독하게 재테크 전략을 짜야한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채 없어야 종잣돈 빨리 모인다
 
재테크 고수들이 지적하는 만혼부부의 실수 중 하나는 비용이다. 만혼부부들은 긴 세월을 기다렸다는 데 대한 보상심리로 신혼여행이나 선물에 돈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곧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공병호 가디언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경제적으로 부족할게 없다면 관계없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무리를 하는 것은 첫 단추부터 엇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비수기에 결혼하고 예단 비용과 여행 비용을 절약해서 준비하면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빚도 금물이다. 집과 관련된 대출이 아니라면 가능한 없애는 것이 좋다. 김진호 KB국민은행 목동지점 PB센터 팀장은 "최근 결혼식에 가서 우연히 듣게 됐는데 신용대출 2000만원이 있는데 결혼할 여자친구에게 아직 얘기하지 못해 고민하더라"며 "부부로서 결혼을 시작하는데 부채를 안고 시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서로 모르는 대출이나 빚이 있다면 당장 이를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한다. 부모 세대는 빚을 얻어 집을 장만하면 주택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남 은행의 한 PB팀장은 "요즘 커플들은 신혼집이라고 하면 일단 아파트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려면 대출을 끼고 시작하지 않겠느냐"며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종잣돈 불리기도 초저금리에 맞춰 안전자산보다 펀드나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적극 늘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김진호 팀장은 "자산배분은 고액자산가들이 방어차원에서 구사하는 전략이라며 종잣돈이 없는 부부들은 교육비든 내집마련 자금이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뒤 독하게 모은다는 생각으로 저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용기내서 통장 하나로 관리하라 
부채가 정리되고 부부가 돈을 모을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따로 쓰던 지갑을 하나로 합칠 때다. 물론 긴 세월 동안 독립적으로 경제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소득과 지출, 부채까지 밝히기는 쉽지 않다. 특히, 만혼 부부는 맞벌이가 많아 통장 관리를 따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자칫 고액연봉인데도 여유가 없는 부부가 될 수 있다.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은 "부부가 각각 저축하고 있다면 괜찮지만, 은연중에 서로 저축하고 있을 거라고 미루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며 "집세는 남편, 교육비는 아내가 부담하면서 절약보다 누가 더 많이 쓰는지에 관심이 간다"고 털어놨다.
 
반면, 지출과 소득을 공개하면 가계의 현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돈을 모으는 데 집중하게 된다. '돈의 달인'을 쓴 '요시미 나츠미는 "통장을 하나로 합쳐 관리하면 적정한 생활비와 소득을 알 수 있으므로 미래계획도 더욱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다"며 "오히려 부부 사이의 갈등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 태어난 순간부터 교육비목적 펀드 가입
만혼 부부의 제일 큰 걱정은 빨리 아이를 낳아도 늦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혼부부는 출발하자마자 교육비와 노후대비를 동시에 준비해야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특히, 요즘은 대학 등록금이 1000만원을 훌쩍 웃도는데 자녀 두 명이 동시에 대학에 들어간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물론 소득이 꾸준히 증가한다면 괜찮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반대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퇴직 시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학등록금 같은 목돈은 처음부터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자녀 출생과 동시에 자녀 이름으로 된 통장을 개설하고 월 5만원이라도 적립식 펀드를 꾸준히 넣는 습관을 만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미성년자는 증여세가 면제되므로 매월 10만원까지도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10년 정도 불입했을 때 2000만원 정도 모이면 이를 투자자산으로 활용해 돈을 불려나가는 것도 방법이다.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자녀를 위한다면 사교육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도 좋지 않다"며 "비용 일부는 반드시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적립식 펀드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교육비 목적이라면 반드시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한화생명의 재무컨설팅 관계자는 "교육비 목적으로 가입한 적립식 펀드는 교육비 명목으로 따로 떼놓은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환매하거나 해지한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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