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조동원과 손혜원, 새누리와 새정치의 차이는
2015-08-10 08:57:31 2015-08-10 10:40:52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그나마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은 손혜원 홍보위원장이다. 새누리당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은 조동원 전 비대위원의 대항마격으로 영입 때 부터 주목을 받았던 손혜원 위원장이 현수막도 바꾸고 이런 저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손 위원장은 문재인 대표로부터 신임도 받고 있을뿐더러 계파에 구애받지 않고 ‘일’로 접근한다는 당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제 주변의 보수청들도 제가 새정련에 왔다는 것만으로 2번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 너무 호기롭게 들리긴 하지만 당의 금기나 다름없던 당명개정 이야기까지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뭐니 뭐니 해도 손 위원장이 제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셀프 디스’ 캠페인이다. 그런데 “인권변호사 출신이라 너무 민주적이어서 카리스마가 부족해 미안하다(문재인)”, “알다시피 조부가가 그 유명한 이회영 선생인데 내가 그만큼은 못돼서 미안하다’(이종걸)” “총선 나갈 생각 없이 성남시민만 챙겨서 미안하다(이재명)”같은 것들이 과연 ‘셀프 디스’인지 ‘자화자찬’인지 모를 일이다.
 
이러다보니 “새정치연합의 '답정너' 셀프디스”라는 출입 기자의 칼럼도 나왔다. 이 캠페인이 “‘네가 최고’라는 얘길 듣고 싶어하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로 흘러가는 느낌이라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출입하는 젊은 기자의 반응이었다.
 
그래도 새정치민주연합과 손 위원장이 여기서 꺾이면 안 된다. 무플이 아니라 악플이라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부족이 아니라 일관된 실천의 부재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본질적 문제기 때문이다.
 
예컨데 지난 해 7.30 재보선 새누리당 승리의 상징이었던 빨간 카우보이 모자와 아래 위 흰색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도 그렇다. 별로 세련된 것도 아니었다. 반팔 티셔츠 등판에 새겨놓은 ‘혁신작렬’이라는 문구에 대해선 촌스럽다는 반응이 다수였고 기만적이라는 반응도 상당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부터 먼저 그 옷을 입고 모자를 썼다. 회의석상에서 단체로 사진 한 번 찍은 다음에 옷을 치워버린 것이 아니라 당지도부가 선거 전날까지 그 복장으로 접전지역을 휩쓸고 다녔다. 그래서 이겼다. 19대 총선과 지난 대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파란색 한나라당 이미지만 떨치면 뭐든 좋다는 주문에 빨간색 새누리당이 나온 것이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먼저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고 한나라당은 일사분란하게 새누리당으로 변신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총선도 이기고 대선도 이겼다.
 
손혜원과 조동원의 능력을 견줘보긴 아직 섣부를지 몰라도 새정치민주연합에 김무성, 박근혜 노릇을 하는 사람이 안 보이는 건 분명하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몸 담은 직후 인터뷰에서 “당명이나 로고, 색깔은 하룻밤이면 바꿀 수 있다”고 자심감을 피력하던 손 위원장이 최근엔 “아군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외롭게 일해야 할 것 같습니다”는 글을 본인 SNS계정에 올리기도 했을 정도니.
 
참, 조동원은 지난 해 7.30 재보선 직후 새누리당 중앙당을 떠났다. 어디로 갔냐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그를 영입해 경기도 혁신위원장 자리를 맡겼다. 그리고 남 지사 본인은 혁신위원장 아래 열두 명의 혁신위원 중 한 사람이 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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