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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증가세 꺾일라' 항공업계 울상
메르스로 잇딴 취소사태 심각
항공원 할인 등 묘수 찾기 진땀
2015-06-24 15:45:59 2015-06-24 16:00:45
항공업계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복병을 맞아 한창 웃어야 할 여름성수기에 근심만 가득하다. 지난달 달성한 역대 가장 많은 여객수요 기록을 이어가지 못할 위기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항공여객은 803만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나 증가했다. 국제선의 경우 544만명으로 21.3%, 국내선은 259만명으로 29.6% 늘었다.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여행과 쇼핑을 즐기러 방한한 중국·동남아인들로 인해 5월 중국·동남아 여객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0%, 22.0%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메르스로 인해 이 같은 좋은 흐름이 끊기면서, 항공업계는 이번 달 이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항공업계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에 따른 노선 확대, 해외 여행객 증가,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연일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실제 6월 들어 국내 항공사들의 잇따른 취소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은 6월 1~21일까지 11만5000여명의 승객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탑승률(6월 1~19일 기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모두 10만4000여명이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선에서 가장 많은 예약취소가 있었다. 6월 1~21일까지 대한항공은 국제선 9만4000여명, 국내선 2만10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8만9000여명, 국내선 1만5000여명 정도였다.
 
메르스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가운데 국제선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동남아 여객수도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들고 있다. 중국노선 여객수는 5월 1~23일까지 하루 평균 5만4723명이었지만, 20일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국내에서 나타난 이후 24~31일 하루 평균 5만4427명으로 적지만 감소했다. 성수기로 접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스런 대목이다. 
 
항공업계는 메르스 사태를 극복할만한 별 다른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항공권 할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6월 1일 이후로 메르스와 관련한 비상대책팀을 꾸리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방역과 탑승제한 조치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승객들의 예약취소를 막을 만한 뚜렷한 방안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지난 23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메르스로 인한 항공업계 피해에 대해 언급했다.
 
유 장관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AI(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1차로 공항공사가 공항이용료를 낮추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 다음단계는 세제감면이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단계는 아니고 공사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지난 17일 오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입국심사대 앞 대기장소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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