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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피플] 북한 핵문제 '5자' 공조? 공허한 한·미 협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
2015-06-21 10:39:18 2015-06-21 10:39:18
박근혜 정부의 초대 외교부 장관인 윤병세 장관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횟수를 보면 재임 2년 3개월여 동안 가장 바쁜 시기로 꼽힐지도 모른다. 21일 일본 방문처럼 외교부 장관으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이다.
 
예컨대 세계간호사대회 참석차 방한한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난 일이다. WHO 사무총장이라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문 장관이 메르스에 매여 있어 시간을 내지 못해 윤 장관이 대신 챈 총장을 접견해야 했다.
 
지난 14~16일 방미 중 활동도 메르스의 영향을 받았다. 메르스 사태 수습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취소되면서 윤 장관은 당초 대통령이 하기로 되어 있던 일을 대신 해야 했다. 40여년 만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어니스트 모니즈 미 에너지부 장관과 함께 정식 서명식을 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외교부 장관 본연의 활동에서는 별다른 특색이나 성과를 찾을 수 없었다. 윤 장관은 15일 오후 백악관에서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북핵 문제를 논의하며 ‘한·미·일·중·러 5자간 공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설 의지를 보이지 않으니 외교부 장관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라이스 보좌관의 논의 내용은 공허했다는 평가다. 북핵에 대한 중·러의 입장이 분명 다름에도 불구하고 ‘5자 공조 유지’를 말한 것은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았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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