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인사이트)유스마케팅, 황금알 낳는 거위
미래 고객을 공략하라…신뢰관계 구축으로 수익기반 마련
2015-06-21 10:30:00 2015-06-21 10:30:00
농부는 씨앗을 심으면서 내일을 기약한다. 잡초를 뽑아주고 적당 한때 물을 주는 것은 다 내일을 위함이다. 지금 당장은 하나의 씨앗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시장을 바라보는 기업의 마음도 이와 비슷하다. 기업은 당장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도 미래를 위해 기꺼이 투자한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고객인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동원하는 등 벌써부터 공을 들인다. 잠재 수요층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젊은이들이 곧 기업의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층 구매력 향상, 유스마케팅으로 이어져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 로고 (사진=로이터)
이에 따라 최근에 부각된 것이 유스마케팅(youth marketing)이다. 이 전략은 TV 광고나 매장 포스터와 같은 예전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소통에 능한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에서 만들어졌다. 브랜드 로열티, 즉 상품충성도가 형성되는 10대, 20대 시절을 공략하지 못하면 영영 잊혀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반영됐다. 그런데 1990년대에 만들어진 이론이 요즘 갑자기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지역에서 젊은층의 구매력(buying power)이 점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 유스 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엠지아프리카닷컴(mgafrica.com)에 따르면 16~34세 젊은이들이 15년 후 아프리카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65%로 비교적 저조한 수준이다. 아프리카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가 더 많이 팔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듯 아프리카 젊은이들 또한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로 소셜미디어를 선호하고 있다.
 
아시아도 비슷한 분위기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차세대 소비층이 형성될 시장으로 라오스와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을 꼽았다. 그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국가는 라오스다. 라오스는 향후 15년 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도시화 정책이 진행되는 동안 젊은층이 지금보다 소비를 3배나 늘릴 것이란 분석이다. 방글라데시 경제의 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도시로 이주하는 젊은층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160만명씩 증가하며 패키지 음식과 의류, 서비스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점쳤다.
 
◇소셜네트워크, 마케팅 공간으로 급부상
 
젊은층의 잠재 구매력이 향상되자, 기업들은 미래 고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해 놓으려 애쓰고 있다. 나이키, 코카콜라, 포드처럼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해야 상품 판매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알려지려면 젊은이들이 몰리는 거점에 직접 찾아가야 한다. 바로 온라인상의 소셜네트워크다. 기업들은 젊은이들의 소통 도구로 부상한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좋아요 버튼 하나, 쉐어(공유) 버튼 하나가 기업의 평판과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활동은 기업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빌마이페어런츠에 따르면 미국 10~19세 청소년의 77%가 물건을 살 때 온라인을 이용했다.
 
유스마케팅은 소셜네트워크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참여 활동으로도 채워진다. 작은 스니커즈 가게에 불과했던 반스가 오늘날 세계 75개국 450개 소매점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이런 행사에서 나왔다. 반스는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필요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매년 마다 반스커스텀컬쳐(Vans Custom Culture)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각지 3000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신발을 출품했다. 여기서 뽑히면 해당 학교 예술 부서에는 5만달러(5500만원)의 지원금이 돌아간다. 아울러 음료회사 마운틴듀는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포츠를 이용해 회사의 이미지에 역동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스상에 케이트보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성공 사례에 힘입어 아예 고객층에 속하는 아이를 채용한 회사도 등장했다. 로스엔젤레스 스타트업 핑탱크(PingTank)는 사진에 각종 이모티콘을 첨가해 주는 사진 제작 어플 회사다. 디지털 사진 주변에 꽃 그림을 넣어주거나 하트 표시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던 중 핑탱크를 창립한 제레미 그린(32)은 12살짜리 소년 새미 파슬리를 유스마케팅 부대표로 채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아이들의 마음은 아이가 제일 잘 알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덕분에 핑탱크는 일년도 안돼 40만명의 유저를 확보했고 220만달러(24억3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다만, 이처럼 일부 기업들은 유스마케팅을 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도 거두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지만, 비즈니스 전문잡지 엔터프리너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고 지적한다. 먼저 이 마케팅 수단을 둘러싼 부정적인 시각을 누그러드릴 필요가 있다는 것. 유스마케팅 여파로 아이들의 도덕성에 문제가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폭력성향이 다분한 영상, 흡연, 음주, 과소비를 조장하는 광고가 자라나는 아이의 품성을 망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낙후된 국가들이 생각만큼 성장하지 않아 구매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위험도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젊은들이들의 생각과 유행에 맞춰 소통을 이어가는 것 또한 쉽지 않은 부분이다. 하루가 다르게 트랜드가 바뀌기 때문에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미리부터 수립해 놓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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