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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이 어떤 자리기에 여야 각 계파 목매나
조직·재정 총괄 권한 막강…선거철에는 '공천 실세'
2015-06-18 14:39:41 2015-06-18 14:39:41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 조직과 재정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당연직 조직강화특별위원장과 공천심사위원을 겸해 당대표가 임명하는 정무직 당직자 중 최고 요직으로 꼽힌다.
 
선거철을 앞두고 사무총장 임명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불거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사무총장은 지역위원장 인선, 공천 신청자 평가작업 등 공천 실무의 최정점에 있는 당직이다. 이 때문에 사무총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계파에 대한 ‘공천 학살’이 자행될 소지도 있다.
 
이런 점에서 조금 더 속내가 복잡한 쪽은 새정치민주연합이다. 4·29 재·보궐선거 전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양승조 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문재인 대표는 최재성 의원을 내정했으나, 비노(노무현)계인 이종걸 원내대표와 양승조 최고위원의 반발로 인해 인선에 차질을 빚고 있다.
 
비노계 측은 최 의원의 계파색을 문제 삼고 있다. 한 비노계 관계자는 “최 의원은 범친노에 SK(정세균) 직계 아니냐. 반대쪽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2012년 총선 때처럼 주류의 입맛에 맞는 공천이 진행될 우려가 있으니, 되도록 ‘무난한’ 사람을 시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혁신실천위원회(위원장 원혜영)에서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20대 총선 대폭 물갈이’가 예고돼 당내 의원들의 불안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상 사무총장은 선거를 앞두고 조강특위 위원장으로서 지역위원장들을 평가하고, 공석인 지역위원장을 임명한다”며 “이 과정에서 공천에 활용할 평가자료 작성을 주도한다. 결국 실무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공천 과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더군다나 이번에는 원혜영 혁신위가 의원 평가를 공언하고, 김상곤 혁신위가 내년 공천 물갈이를 예고했다”며 “2월에 조직부총장 인선을 놓고도 말이 그렇게 많았는데, 공천 준비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인선에 비주류 쪽에서 예민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인선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새누리당에서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 등으로 당청갈등이 지어지는 상황에서 김무성 대표가 후임 사무총장으로 누구를 임명하느냐에 따라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 청와대와 새누리당 간 역학구도가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후보군으로는 신상진·정두언·진영·한선교·황진하 의원 등 수도권의 3선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당수 인사들이 친박계로 분류돼, 김 대표가 청와대와 관계 회복 차원에서 친박계 사무총장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246호실에서 사무총장에 인선된 최재성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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