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려 1억명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는 지난 1998년 해외여행 인구의 10.8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수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늘며 고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인의 소득 수준 상승이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해외 여행객은 중산층 확대, 여행 빈도가 높은 여행객수 증가, 비자 발급요건 완화 등으로 최근 10 년간 연평균 17%씩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 초반만해도 중국인 해외 출국자수는 전체 인구의 1% 미만에 그쳤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 7%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29%, 선진국 40%와 비교하면 중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은 태동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중국인의 레저 관련 지출은 절대액도 늘었지만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추가 증가 여력 역시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중국인 여행객은 '걸어다니는 지갑'이라고 불릴 정도로 씀씀이가 커서 해외 여러 나라들이 중국 관광객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이미 국내 유통업계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관광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600만명으로 거의 14조원을 쓰고 갔다. 침체된 내수시장을 살리고 호텔, 식음료업, 문화산업, 패션업, 유통업 등 곳곳에서 유커 파워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아직 태동기에 불과한 중국 여행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면서 중국 여행주들도 화려한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관광업계 1위 여행사
중국국제여행사(이하 중국국여)는 1954년 설립된 중국 최대 여행사로 지난 2009년 10월 상해A주 시장에 상장됐다.
국내외 여행상품과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여행사업과 여행객 대상으로 면세품을 판매하는 면세점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여행서비스와 면세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57%, 35%다. 최대주주는 국영기업인 중국국려집단(CITSGroup)으로 지분율은 55.3%다.
중국 전역에 걸쳐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100여개 이상 국가의 1400여개 여행사들과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면세점사업 회사명은 '중국면세점그룹 유한책임공사(CDFG, China Duty Free Group)'다.
시내와 공항, 기내, 기차, 항구, 페리터미널 등에 200개 이상의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어 단일 업체로는 최대 면세점 운영업체다.
중국국여의 과거 5년 평균 매출은 28%, 순이익은 38%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199억위안, 순이익은 14% 증가한 15억위안을 기록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 증가세를 시현할 전망이다. 올해 매출액은 작년대비 17% 증가한 233억위안, 순이익은 25% 증가한 19억위안으로 예상된다.
중국국여는 여행서비스와 면세점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어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 증가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인의 여행문화가 활성화 되고 온라인여행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 판매채널 또한 확대되고 있어 여행사업부문의 수익 성장이 예상된다.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면세점 매출 증가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1월 말 오픈한 온라인면세점 플랫폼과 스마트폰 면세점을 기반으로 면세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면서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국여는 이와함께 작년 말 하이난성 하이탕완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쇼핑단지 면세점을 오픈했다. 기존 하이난성 산야 면세점의 규모는 약 1만㎡인데 약 50억위안을 투자해 면적을 7만2000㎡로 확장해 하이탕완 지역으로 이전한 것이다. 해외 유수의 명품을 포함해 30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하이난 지역은 2011년 국가 면세지구로 공식 지정됐으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내국인이 1년에 2차례 하이난 지역에서 일정 한도 내에서 면세점 쇼핑이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고객 수요에 비해 면적이 협소하고 품목이 부족했던 만큼 신규 확장으로 추가적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
◇(자료=블룸버그)
◇면세점 확대와 국유기업 개혁 시도
지난 4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소비진작'을 위한 소비재 관련 5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6월 말 이전 중국 내 수요가 많은 해외 소비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해 면세품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에는 면세품목 확대 외에도 중국 내 면세점 증설과 면세구매액 확대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이에따라 중국 내 유일한 전국 범위 면세점 기업인 중국국여가 향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중국 전체 여행산업에서 국유기업은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유기업의 경영효율성 증대와 운영체제 개혁을 위해 중국 정부는 올해 개혁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국여는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112개 중앙국유기업 중 하나로 여행산업 국유기업 개혁의 대표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중국국여의 개혁 시도는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외형 확대 가시화에 모멘텀 충분
지난 3월16일 회사의 신청으로 거래정지에 들어갔던 중국국여는 이달 4일 다시 거래를 재개했다. 지분 양도와 관련된 중대사안 결정을 위해 거래정지를 신청했지만 해당 중대사안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혼합소유제 개혁을 위한 지분 양도였을것으로 추측되며 중국국여의 이러한 개혁 시도는 장기적으로 계속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국여의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은 26.5배다. 거래 재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전보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주가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
온라인 면세점의 가격과 접근성이라는 이점을 통해 해외구매 고객을 포함한 추가적인 고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베이징수도공항과 상하이푸동공항의 외자 면세점 계약 만기가 각각 올해와 내년에 도래함에 따라 중국 유일 국유 면세점인 중국국여의 면세점 단독 입점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추가적인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베이징과 상하이공항의 작년 총 매출규모는 약 80억~90억위안으로 앞으로 입찰이 현실화되면 기존 면세점 매출의 두 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중국국여는 하이탕완 신규점 오픈에 따른 외형 확대 효과, 기존 사업부 이익률 개선, 온라인 면세점과 해외 면세점 등 사업영역 확장으로 추가적인 주가 리레이팅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시점이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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