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집단지성과 펀드슈퍼마켓의 미래
2015-05-18 06:00:00 2016-12-27 11:28:22
100년 전 영국의 한 가축시장에서 소 무게를 맞추는 대회가 열렸다. 참가비를 내고 소 무게의 예상치를 적어내 가장 근접하게 맞춘 사람이 상품을 타는 게임이다. 직업이나 연령 지식수준이 다양한 800여명이 참석했다. 대회 결과 소의 무게를 정확히 맞춘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이 낸 예상치의 평균값과 소의 무게는 거의 똑같았다고 한다.
 
미국 잠수함 ‘스콜피온’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잠수함 전문가 뿐만 아니라 수학자나 구조대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총 출동했다. 물론 잠수함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 맞춘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의 시나리오를 종합한 결과 잠수함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때로는 다수의 지혜를 모으면 한 두 사람의 전문가 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적지 않게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군중의 지혜는 최근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빅데이터(Big Data)와도 연관이 깊다.
 
빅데이터가 의사결정에 중요한 이유는 “우리 누구도 우리 모두 보다 현명하지 않다(None of us is as smart as of us)”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국 빅데이터는 군중의 지혜가 낳은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보다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고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어 제공한다. 기업들은 데이터 속에서 찾은 정보와 지식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자보다 우위에 서고자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빅데이터로 인해 구체적으로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알아서 해주는 세상을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빅데이터는 이러한 스마트화의 기본 토양이자 재료이다. 즉 소비자들이 회사 웹페이지에서 물건을 구경하거나 구매하는 과정에서 남긴 흔적을 소셜 미디어 데이터나 광고 데이터 등과 결합해 특정 고객의 습성과 선호도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좀더 맞춤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아마존에서 어떤 책을 선택하면 나와 같은 책을 선택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구매했는 지 알려준다.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바로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주식이나 펀드 투자와 같은 자산관리 산업에서도 속속 활용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투자자들의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등장한 지 오래다.
 
사실 자산관리업을 비롯한 금융업의 본질은 정보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어떤 산업보다 빅데이터의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돈 자체가 데이터이며 금융거래 자체도 데이터이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통한 생산성 향상의 기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게다가 금융회사들 간의 상품이나 서비스의 차별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국경을 넘나드는 개방화가 진행되면서 외국 금융회사들과의 새로운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펀드슈퍼마켓은 펀드 투자와 관련된 빅데이터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시간이 갈 수록 매우 유용한 데이터가 쌓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펀드판매사의 경우 특정 유형의 펀드 상품에 대한 프로모션이나 추천 권유가 있지만 펀드슈퍼마켓은 투자자들이 직접 펀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시장에서는 항상 대중이 현명하지만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때로는 이성이 멈춘 상태에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타인을 쫓아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서로위키(J. Surowiecki)는 대중의 현명한 판단에는 4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다양성인데 설령 왜곡된 해석이라도 구성원들이 자기만 아는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에 의견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갖는 독립성이다. 셋째는 분산화 또는 분권화로 개인의 개별적인 지식에 의존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넷째는 개인의 판단을 집단적 결정으로 전환시키는 매커니즘, 즉 종합 통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4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그 집단은 옳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빅데이터의 보고로서 펀드슈퍼마켓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집단 지성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투자 성과를 꾸준히 얻고 안정적인 노후나 재무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머지 않아 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