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호남의 여러분과 함께 국민 대통합의 새 역사를 쓰고 싶습니다. 호남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드리기 위해서도 대통령이 된다면 제일 먼저 대탕평 인사부터 펼쳐나갈 것입니다.”
지난 2012년 12월 5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대선 일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전남 순천 우시장 앞에서 한 말이다.
대구가 고향인 박근혜 후보의 주요 대선 공약 중의 하나가 ‘국민통합, 100% 대한민국’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재임 3년 차인 지금까지 약속했던 ‘100% 대한민국’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반쪽 대한민국’으로 전락했다.
국가의전 서열 상위 10명 중 8명이 영남출신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25%인 영남이 인구비율 보다 훨씬 많은 국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박근혜 정권에 가깝고 힘이 센 곳에는 여지없이 영남출신이 자리 잡고 있다,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5대 권력기관의 수장도 모두 영남이 고향이다. 이들 기관은 권력에는 온갖 충성을 다하지만 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에는 가차 없이 칼을 들이대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지역 안배 인사가 꼭 필요한 곳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를 ‘영남공화국’또는 ‘영남민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지역편중 인사는 나라를 망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지역 색이 강한 나라에서의 인사편중은 국가발전에 심각한 저해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를 영남 출신이 장악하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이 인사에서 동향 후배에 대해 ‘봐주기’와 ‘끌어주기’가 만연해 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각 개인의 능력보다는 지연이 승진을 좌우하는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 인사수혜를 받지 못한 다른 지역 주민들이 같은 나라 국민으로서 느끼는 소외감 또한 훨씬 더 클 수 밖에 없다,
또 특정인사 편중은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 고위 인사들이 고향 사람들의 말만 그대로 듣고, 국민 여론인양 최고 통치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과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편중 인사의 폐단을 끊임없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직 인사에서 영남 편중은 계속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조만간 공석 중인 국무총리 후보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총리마저 영남출신으로 채운다면 ‘100% 영남민국’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고통치자의 최대 덕목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공자는 ‘창’, ‘쌀’, ‘믿음’ 중에 ‘믿음’을 가장 중요시했다.
이번에는 박 대통령이 지역탕평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권순철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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