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도박, 게임 관련 주식을 죄악주라고 한다. 사람의 몸과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사업분야와 관련된 종목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종목들은 대표적인 내수업종으로 투자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런던비즈니스스쿨(LBS)의 연구결과 1900년 당시 미국 담배회사에 투자한 1달러의 가치는 현재 628만달러(약 68억8664억원)에 이른다. 또 115년 전 영국 주류업체에 1파운드를 투자한 경우 현재가치는 24만3152파운드(약 4억원)로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죄악주는 사회적으로 구박을 받는 상황에도 장기적으로는 최고의 성적을 보여주는 주식으로 평가된다.
중국 증시에서는 바이주 섹터가 대표적인 죄악주다. 특히 이런 바이주 섹터는 상승은 더디지만 불마켓 장세에서 빠지지 않는 종목으로 불리며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귀주모태주, 강소양하주류, 의빈오량액 등의 관련종목 중 유망주 1위로 꼽히는 귀주모태주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중국 주류산업의 대표주자…대중화 앞장
귀주모태주는 중국의 국주 ‘마오타이’를 생산하는 중국 제1의 바이주(백주) 기업이다. 1999년 모그룹인 ‘귀주모태주창집단’을 비롯해 8개사가 공동 설립한 회사로, 모그룹(지분율 61.99%)은 귀주성 국가자산관리위원회에 속해 있는 국유기업이다. 상해A시장에는 2001년 7월에 상장됐다.
마오타이는 프랑스의 꼬냑,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증류수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인 1951년에 국주라는 명성을 얻었다. 마오타이는 선물과 고급연회에 건배주로 빠지지 않을 만큼 대체가 불가능한 주류로, 중국에선 투자용으로 거래되기도 하는 명품으로 유명하다.
정부기관이나 대기업의 접대용, 선물용으로 많이 소비됐던 마오타이는 과거정부기관의 소비비중이 40%를 넘어서며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공급부족의 대표상품으로 인식됐던 때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과거 몇 년간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인상돼왔고, 주력제품인 ‘53 도페이티엔모타이’의 경우엔 최고 2000위안 이상까지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 개최된 폴리옥션의 봄 시즌 경매에서 마오타이의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그러나 2013년 시진핑 정부의 출범과 함께 강력하게 실시된 부정부패 척결과 관련한’삼공 소비’규제로 정부기관과 대기업의 소비가 크게 줄며 마오타이도 시련의 시기를 겪는다. 광대증권에 따르면 마오타이의 정부 등 기관의 소비는 전년대비 약 7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 기간 대중소비는 46% 증가했다. 이렇게 대중소비가 늘어나며 귀주모태주의 마케팅 전략도 가격인하와 함께 주력 소비층을 일반 대중으로 바꾸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마오타이의 대중화와 함께 고급 바이주 시장에서 마오타이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의 31.7%에서 2013년 40%, 2014년은 42%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공소비' 악재 희석…턴어라운드 기대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귀주모태주의 실적은 ‘삼공 소비’ 규제 영향으로 증가세가 과거보다 둔화됐다. 2014년 매출액은 322억위안으로 전년대비 3.7% 늘었고, 순이익은 154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공무경비 억제정책이 지속되며 수요 부진과 가격 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대중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기저효과로 인한 성장세 전환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귀주모태주의 실적은 반부패 정책이 정점을 기록한 2014년에 바닥을 찍고 2015년에는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2015년 1분기 매출액은 87.6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5.5%, 순이익은 43.7억위안으로 18% 증가하며 큰 폭으로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344억위안,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237억위안으로 예상된다. 일반 대중의 바이주 구입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5% 이상의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바이주 판매 증가가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특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바이주의 평균 판매가격도 프리미엄 상품 출시로 2015년 하반기부터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해외매출 성장세도 기대요인이다. 마오타이는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2014년 수출규모가 2억달러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귀주모태주의 주가는 2년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귀주모태주는 연초 이후 30% 이상 오르며 2012년 수준을 회복했다. 여기에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되던 정치개혁도 시진핑 체제가 집권 3년차를 맞으면서 일단락되고 있고 유통망이 확장되고 신제품 출시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중국증시 상승과 함께 단기간 급등하며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은 부담스럽지만, 올해가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중국 내수소비주의 주역으로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기대해 볼 차례다.
김선영 기자 ksycut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