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행복의 가치 측정
'행복만을 보았다' |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ㅣ이선민 옮김ㅣ문학테라피 펴냄 |
2015-04-06 07:59:19 2015-04-06 07:59:19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우리는 살면서 어떤 사람의 삶의 가치, 혹은 행복의 가치를 돈으로 산정해 값어치를 부여한다. 가진 재산과 명예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그 가치는 확연히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높은 값이 매겨진 사람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 한남자와 그의 딸의 인생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 전문성 : 딸의 목소리를 통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쉬운 일상 언어로 철학적일 수 있는 주제를 쉽게 풀어나간다.
 
▶ 대중성 :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지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모두가 느끼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한다.
 
▶ 참신성 : 아버지가 딸을 총으로 쏘았다. 신선할수도, 충격적일 수도 있는 내용을 통해 주제에 깊이 다가간다.
 
 
■요약
 
소설은 3부로 나뉜다. 1, 2부는 손해사정사로 일하던 주인공 앙투앙이 그의 딸을 총으로 쏘기까지의 사건과 생각들이 그의 목소리로 전개된다. 그리고 3부는 아빠의 총에 맞은 어린 딸의 목소리로 진정한 행복을 찾는 과정이 묘사된다.
 
앙투앙은 어린 시절 쌍둥이 여동생 중 한명이 갑작스럽게 죽으면서 가족의 해체를 직접 경험한다. 엄마는 충격에 집을 떠났고, 아빠는 술로 망가진 삶을 살게 된다. 남아있는 여동생 안나는 언어장애를 겪게 된다. 이들을 모두 어루만져야 했던 앙투앙의 삶은 이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앙투앙은 사람의 목숨의 가치를 산정하는 손해사정사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았다. 사람에 대한 동정심이나 연민 따위를 뒤로 한채 철저히 회사 입장에서 그들의 가치를 깍아 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도 사람임을 증명하듯 높은 배상금을 책정했다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다.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딸 조세핀과 아들 레옹을 낳아 자신의 유년시절과는 다른 가정을 꾸리고 싶어했지만 아내와의 사랑이 끝나며 모든 꿈은 물거품된다. 내 부모님과 같은 가정에서 자란 자신이 불행했다고 여겼던 앙투앙이었기에, 그 자녀들의 삶 또한 불행하리라 단정짓고 광기에 사로잡혀 딸에게 총을 쏘기에 이른다.
 
자신을 쏜 아버지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혀 있는 조세핀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왜 자신을 쏘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햐려 노력한다. 또 조세핀이 정말 원했던 행복은 대단한 것이 아닌, 그저 아빠와 함께 집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던 그 순간이었음을 회상한다.
  
■책 속 밑줄 긋기
 
"이미 나이가 든 목숨이면 3만에서 4만 유로 사이를 오가고, 만약 어린 아이라면 2만에서 2만5000 유로 사이. 만약 227명의 다른 목숨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추락한다면 10만 유로 추가.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꼭 해야 한다면 짧게, 하지만 죽을 만큼 강렬하게, 끝나고 나면 죽을 만큼. 이런 사랑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거야, 아들. 하지만 이지러진 건 셀 수도 없는 법이지. 쏟아진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는 거니까."
 
"자살하거나 타인을 죽이고 자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없애려는 욕망은 언제나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무한한 욕망, 상대방과 서로 마음을 함해 결국 상대방을 구원하려는 무한한 욕망과 만나 배가된다."
 
"한없이 평안한 이 순간이 정말 좋았다. 우리에겐 과거도 미래도 없었다. 그저 이 축복의 순간만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 순간."
 
"레옹이랑 나는 특별한 걸 원하진 않았어요. 뭐, 박물관에 간다든지 수상스포츠를 한다든지 그런거 말이에요. 그저 온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누리고 싶었을 뿐이었죠. 그냥 집에 있으면서 오디오 볼륨을 끝까지 높여놓고 신나게 춤추기. 우리가 그날 했던 일이에요."
 
■별점 ★★★★
 
■연관 책 추천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 오래된미래 펴냄
<자화상> 에두아르 르베 지음 | 은행나무 펴냄
 
 
김혜실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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