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총수 일방통행 경고..이변은 없었다
현대모비스 이어 기아차에도 제동..한전부지 매입 책임 묻다
재계, 국민연금 행보에 촉각..제왕적 총수권한 변화 불가피
입력 : 2015-03-20 11:06:00 수정 : 2015-03-20 11:06:00
◇20일 오전 서울 양재동 기아차 사옥에서 기아차 제7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원나래기자)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민연금의 반대 의사 표명으로 재선임 안건 통과 여부가 불투명했던 김원준 기아차(000270) 사외이사가 다시 3년간 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20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기아차 제71기 정기 주주총회.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100억원 승인 등 모두 4건의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특히 임기가 만료된 김원준 사외이사는 재직 당시인 지난해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고가 매입으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을 포함한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논란이 됐다. 국민연금은 총수 일가의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 사외이사로써 견제의 의무를 방기했다는 것.
 
하지만 출석의결권수가 과반수가 넘고 발언권수가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넘어서면서 재선임에 성공했다. 앞서 13일 열린 현대모비스 주총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의 이번 제동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평가지만, 그렇다고 이변을 연출하기에는 제약이 뒤따랐다. 국민연금은 기아차의 지분 7%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같은 이유로 이우일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했다. 
 
현대차그룹의 주총이 이날 기아차 주총을 마지막으로 모두 이변 없이 회사 측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국민연금의 이번 의결권 행사는 총수 일가의 일방적 결정에 대한 '견제'라는 의미에서 시장과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제왕적 권한을 지닌 총수 일가에 대해 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는 국민연금이 그에 걸맞은 강력한 경고를 던짐으로써 향후 재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 과정에서는 하락한 주가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성토가 나오기도 했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기아차 주주로서 관심 있는 부분은 주가와 배당인데, 5만원대를 유지하던 기아차 주가가 현재 4만원대로 떨어져 있다"며 지적한 뒤 "원화 강세와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을 실적 악화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환율과 러시아 산업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또 배당과 관련해 "지난해보다 300원 오른 주당 1000원의 배당은 주주로서 환영할 만한 결정이지만, 글로벌 업체들의 배당 성향을 감안했을 때 다소 미흡한 점이 많다"며 "올해는 더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주주총회에 더 많은 배당금이 지급될 수 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사내이사에는 이형근 부회장이 재선임됐으며,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한천수 부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10월 사임한 이삼웅 전 기아차 사장의 잔여 임기를 적용한 2017년 2월까지다. 사외이사로는 논란이 된 김원준 김앤장 법률고문과의 재선임과 함께 이귀남 전 법무장관(현 LKN법학연구소 변호사)이 신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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