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에서 '견제'로..국민연금의 '제동'
입력 : 2015-03-13 16:57:08 수정 : 2015-03-13 16:57:08
◇지난달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 전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결권 행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13일 열린 올해 첫 슈퍼 주총에서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낸 주주는 국민연금이었다. 타깃은 현대차그룹이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 지난해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각 사의 이사진들이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사진 재선임안에 반대했다.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는 국민연금 반대표를 기반으로 1664만4130주(17.4%)의 의결권이 반대의견으로 기록됐다. 다만 나머지 주주들이 대부분 사측의 원안에 찬성하면서 실제 사외이사선임을 막지는 못했다.
 
재선임 논란에 선 이우일 사외이사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입에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배팅할 때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의 지분 8.02%, 기아차 지분은 7.04%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이날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이 사외이사 선임을 막지는 못했지만, 그 파장은 적지 않다. 국민연금이 기관투자자로서 여러 기업에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낼 지도 가늠할 수 없기 때문.
 
국민연금은 이날 현대차와 함께 주총을 연 삼성전자의 지분도 7.82%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은 이건희 회장보다 9배나 많은 12.9%를 보유 중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주총에서 별다른 발언권 행사를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남아 있는 주총마저 침묵으로 일관할 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롯데그룹 주력계열인 롯데쇼핑 지분 5.02%, 주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분 8.10%를 보유 중으로, 두 회사 모두 오는 20일에 주총이 예정돼 있다. 롯데쇼핑은 국세청으로부터 6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아 기업가치 훼손논란이 있고,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의 재선임 문제가 걸려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대기업 경영실태에 대해 보다 강한 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익만큼 배당을 받고 있는지, 총수일가로 인해 낭비되는 재정은 없는지 등 꼼꼼하게 따져서 주주들의 이해를 대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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