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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떠나는 K리그.."유소년 육성이 살 길"
2015-02-28 08:09:11 2015-02-28 08:09:1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K리그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리그 활성화를 위한 유소년 육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유럽이 아닌 중국과 중동 리그로의 이적까지 활발해지면서 이런 대안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즌 시작을 앞두고도 K리그에는 지난해에 이어 중국행 이적 소식이 들려왔다. FC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에스쿠데로는 장쑤세인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전북현대의 수비수 정인환은 허난젠예로 떠났다. 앞서 FC서울에서 성장해 국가대표가 된 김주영도 상하이둥야로 팀을 옮기기로 확정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만 보더라도 김영권(광저우헝다), 박종우, 장현수(이상 광저우부리), 하대성(베이징궈안) 등 4명이 중국 팀 소속이다. 여기에 남태희(레퀴야SC), 이명주(알아인FC), 곽태휘(알힐랄FC), 이정수(알사드SC), 권경원(알아흘리SC) 등 5명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중동 리그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자연스레 K리그 현장에서는 선수 유출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K리그에 이런 일이 3년~4년 지속하면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포항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은 "축구 선배로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K리그가 모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는 선수 이적료의 재투자가 꼽힌다. 구단 전체가 유소년 육성에 힘을 쏟고 거액의 이적료를 챙겨 이를 더욱 유소년 육성에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냉정히 말해 K리그는 당분간 수출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유럽과 중국 혹은 중동으로 선수가 떠나 거대한 이적료를 안기면 그게 자산이지 않겠느냐"면서 "항상 목표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철저하게 유소년 육성과 효율적인 클럽 시스템 선진화 등에 이적료를 투자하면 리그 경쟁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유소년 축구 지도자는 "K리그가 힘들다고 하는 건 유소년 지도자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꿈을 큰 곳으로 잡도록 가르치면서 기본기에 집중하도록 지도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더해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당사자인 선수들의 인식 전환을 요구한 상황이다.
 
최근 아시안컵 직후 인터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어떤 리그에서 뛰느냐가 중요하다.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 스스로 아시안컵에서 경기력을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했다"면서 "선수가 해외에 나갈 때는 자신의 축구에서 이득이 되는지 살펴보고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구계는 K리그보다 뛰어나다고 단언할 수 없는 리그로의 선수 이적을 꾸준히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축구 선수로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이 짧은 현실 속에서 거액의 연봉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이제는 밑에서부터의 '풀뿌리 축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제안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5일 중국 텐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예선 1차전 FC서울과 광저우헝다의 경기 모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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