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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일곱 빛깔 레인보우, 고혹미를 입다
2015-02-23 17:10:44 2015-02-23 17:10:44
◇걸그룹 레인보우. (사진제공=DSP미디어)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레인보우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2013년 6월 이후 무려 1년 8개월 만의 컴백인데요. '완전체' 레인보우를 보기 위해 팬들에게는 그 시간이 몇배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23일 발매된 레인보우의 세 번째 미니앨범 '이노센트'(Innocent)엔 총 6곡이 실렸는데요. 이번 앨범은 레인보우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내놓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7년차 걸그룹으로써 한 단계 도약을 해야 할 시기에 내놓았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레인보우가 데뷔한 건 지난 2009년입니다. 2NE1, 포미닛, 티아라, 에프엑스 등이 같은 해에 데뷔한 걸그룹들인데요. 각종 음악 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쥐며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외쳤던 데뷔 동기들과 달리, 레인보우는 아직 한 번도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습니다. 항상 잠재력과 가능성 만큼은 인정을 받았던 레인보우가 이젠 데뷔 동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인데요. 
 
레인보우는 오랜만에 내놓은 앨범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에야말로 뭔가 '한 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는데요. 
 
레인보우는 데뷔 후 '텔미', '선샤인' 등의 노래를 통해 상큼하고 발랄한 느낌의 무대를 보여줬죠. 하지만 이번 앨범에선 한층 성숙한 모습을 뽐냅니다. 레인보우는 지난해 초 4인조 유닛인 레인보우 블랙의 활동을 통해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었는데요. 이번 앨범에선 우아한 고혹미를 더했습니다. 또 음악의 주제는 전보다 더 진지해졌고, 음악 장르의 측면에선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1번 트랙에 담긴 '나쁜 남자가 운다'를 통해 레인보우는 성숙한 매력을 물씬 풍깁니다. 이별 통보에 무너지는 나쁜 남자의 모습을 본 뒤 한 없이 무너지고마는 한 여자의 모습을 담아낸 노래인데요. 차분한 느낌의 미디움 템포의 곡이고요, 레인보우는 애절한 느낌의 보컬로 이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려냅니다.
 
2번 트랙의 '블랙 스완'(Black Swan)이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데요. '내면의 자아에 대한 고민'이라는 진지한 주제가 담긴 노래입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요소가 가미된 몽환적인 느낌의 사운드가 인상적이고요, "날 안아주세요 날 받아주세요"라는 가사의 후렴구는 상당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 레인보우의 멤버들은 고혹적인 매력을 뽐내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그동안 꾸준히 레인보우의 음악을 들어왔던 팬들이라면 조금은 낯설게 들릴 만한 타이틀곡이기도 합니다. 레인보우의 톡톡 튀는 매력을 쏙 빼고 우아한 섹시미를 전면에 내세운 노래란 점에서 그런데요. 20대 중후반에 접어든 레인보우의 멤버들에게 이런 성숙한 느낌의 노래가 썩 잘 어울립니다.
 
 
3번 트랙엔 '미스터 리'(Mr.Lee)란 노래가 있는데요. "그대는 Mr.Lee 자꾸 나를 흔들어. 그대는 Mr.Lee 자꾸 나를 자극해. Now 그러다가 놓칠 거야. 너 늦기 전에 나를 잡아. 너 예전의 내가 아냐. So hot special girl"이라는 가사의 노래고요. 진성과 가성을 오가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느낌으로 멜로디 라인을 이끌고 나가는 레인보우의 보컬이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감춘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항상 웃고 있는 삐에로에 빗대 표현한 '삐에로'가 4번 트랙에 있는데요. 내면의 자아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을 담은 '블랙 스완'과 마찬가지로 진지한 주제를 담아낸 노래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노래 중간중간, 독특한 소스의 사운드가 삽입돼 듣는 재미를 더해주는데요, 레인보우는 "말해봐 어렵겠지만 가끔은 니 얘길 해도 돼. 아주 가끔 마음 기대도 돼요. 너를 웃게 해줄게"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5번 트랙의 '프라이버시'(Privacy)는 섹시한 느낌의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인데요. 남녀가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여자가 느끼게 되는 감정 변화가 잘 담겨있는 곡입니다. 곡 전체를 이끌어가는 기타와 드럼, 베이스가 그루브한 느낌을 주고요, 레인보우의 멤버들은 적절한 호흡을 통해 인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냅니다.
 
마지막 트랙의 '조금 더'는 레인보우가 데뷔 후 처음 시도하는 느린 템포의 알앤비 곡인데요. 귀에 속삭이는 듯한 멤버들의 목소리가 매력적입니다. "레인보우가 이런 음악도 할 줄 알았어?"라고 생각할 팬들이 많을 것 같네요.
 
레인보우는 데뷔 후 큰 스캔들이나 불화설 하나 없이 꾸준히 활동을 펼쳐왔는데요. 아이돌 그룹들이 흔히 겪곤 하는 멤버 교체도 한 번 없이 7명의 멤버들이 똘똘 뭉쳐 가요계에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데뷔 7년차를 맞은 레인보우가 새 앨범을 통해 인상적인 변신을 선보였네요. 걸그룹으로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 레인보우 미니 3집 'Innocent'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데뷔 7년차 걸그룹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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