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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號 1년)②재무구조 '악화'에 주가까지 '바닥'
2015-02-11 08:00:00 2015-02-11 08: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005490)가 지난해 3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주가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권오준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철강 본연의 경쟁력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지난해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와 철광석 등 국제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은 개선됐지만 재무구조는 오히려 악화됐고,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다. 1년간 전사적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을 펼쳤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권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지난해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5500억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여 주주 및 투자자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5570억원을 발표했다. 전년 1조3550억원에 비해 58.9% 급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주요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투자주식 등 손상차손과 세무조사 과징금 납부 등으로 순이익은 전년보다 7980억원 줄었다. 장사를 잘 하고도 막상 손에 쥐는 이익은 줄었다.  
 
◇포스코 주가 주봉 차트(사진=이토마토)
 
◇최근 주가 최고점 대비 30% 수준까지 하락
 
포스코의 주가 하락은 끝이 없다. 지난 2010년 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의 위세를 떨쳤지만, 지난해 9월 4위에 이어 10일 종가 기준 6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곧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자 권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에 나섰다. 권 회장은 지난달 8일과 12일 각각 300주, 70주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370주를 평균 28만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권 회장은 총 1620주의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지난달 30일 포스코 주가는 25만2000원까지 추락했다.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10월24일 24만2000원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07년 10월2일 최고점을 찍었던 76만5000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앞서 29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와 20%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중국산 수입재 공세 강화로 수급 불안이 계속된 데다, 포스코의 사업 구조조정 속도가 시장의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이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한 점도 불안을 키웠다.
 
권 회장의 주가부양 노력은 지난 5일 국내 기업설명회에 이어 해외에서도 계속됐다. 권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취임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초점은 포스코에 대한 시장 불안을 더는 데 맞춰졌다. 이날 권 회장은 “3년 중기 경영계획에 따라 내실을 다지겠다”며 “주주 여러분들의 지원과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취임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사진=포스코)
 
◇수익성 개선에도 재무구조는 악화
 
주가 하락과 더불어 권 회장이 크게 공을 들였던 재무구조 개선도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부채 규모는 더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규모는 39조9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 매출 증가에 따른 무역금융 영향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차입금 규모는 27조4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810억원 늘었다.
 
반면 자본금은 전년 45조8220억원에서 지난해 45조2910억원으로 5310억원 감소했다. 자본금은 줄고 부채규모는 늘면서 부채비율은 전년 84.3%에서 지난해 88.2%로 3.9%포인트 증가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호주 구리광산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포스타워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 만기가 도래한 7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을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7%포인트 가까이 저렴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해 상환했다. 이를 통해 연간 570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 6월에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단계 하향조정했다.
 
포스코그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각한 부실을 안고 있는 몇몇 계열사도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내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보다못한 포스코는 지난해 말 포스코건설과 함께 약 2900억원 규모의 포스코플랜텍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2010년 10월 이후 4번째 유상증자다. 시장은 또 한 번 실망했다.
 
포스코플랜텍 구조조정과 관련해 최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핵심기능만 남기고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손해를 최소화하겠다”며 “재작년과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울산 해양부문에 구조조정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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