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KB금융지주가 4개월간의 우여곡절 끝에 당국으로부터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받아냈다.

이는 '지배구조에 대한 제대로된 청사진이 나와야 인수 승인이 가능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KB금융이 잇단 쇄신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다.
24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의 주식 1168만2580주(지분율 19.47%)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LIG손보가 82.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LIG투자증권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조만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LIG손보를 12번째 자회사로 공식 편입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다만, 최근 잇따른 법규위반 사례의 재발방지 등을 위해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KB금융이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명령했다.
◇KB금융, 금융지주그룹 총자산 순위 2위로 등극
KB금융은 이번 LIG손보 인수로 전체 금융지주그룹의 총자산 순위가 2위로 올라서게 되면서 리딩뱅크로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KB금융지주의 연결총자산은 301조7000억원에서 325조3000억원으로 늘어나 금융지주그룹 총자산 순위가 농협(313조원)과 하나(312조원)을 제치고 신한(335조원)에 이어 2위가 된다.
또 손보사의 인수로 지주회사 사업구조의 은행편중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9월말 기준 KB금융지주의 은행자산 비중은 86.7%였지만 LIG손보를 인수한 뒤에는 80.4%로 6.3%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에 KB금융지주의 개선계획 이행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향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실이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위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이를 계기로 KB금융지주 뿐아니라 전체 금융회사들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내부통제 장치가 원활히 작동될 수 있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덧붙였다.
◇KB 쇄신안에 금융당국 결국 승인
이번 승인은 KB사태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KB금융의 과감한 개혁 시도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은 그간 지배구조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돼왔던 KB사태와 관련한 사외이사들이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모두 사퇴하기로 한데다, 예정보다 빨리 지배구조 개선안을 제출하는 등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능력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으면 승인을 할 수 없다며 꾸준히 KB의 지배구조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면서 승인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신 위원장이 KB금융의 지배구조개선안에 대해 "진일보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낙관론이 퍼졌다. 개선안에는 사외이사 구성 직군 다양화와 지주사 감사 기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승인을 어렵게 해줬는데, KB금융도 이번 혁신 과정을 통해 실제로 많은 부분을 개선하고 혁신의 노력을 다지게 됐을 것"이라며 "향후 지배구조개선이 제대로 이뤄져 KB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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