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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심근경색'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삼성서울병원 한주용·양정훈 교수팀, ARB약물 효과 입증
2014-12-15 15:12:13 2014-12-15 15:12:25
삼성서울병원 한주용(왼), 양정훈 교수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그동안 획일적으로 이뤄졌던 급성 심근경색 치료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약물의 기전과 의사의 경험에 의존해 환자들에게 관행적으로 처방해왔던 약물에 대한 효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한주용·양정훈 교수팀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가 사망률을 낮추고 심근경색 재발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심기능이 보존되어 있는 환자(심박출량 ≥40%)를 대상으로 ARB 약물이 표준 치료제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함에 따라 대체약물로서 ARB계열 약물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급성 심근경색은 막힌 심장혈관을 뚫어준 뒤 ACEi계열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 표준적 치료였다. 심근경색의 재발을 막고 심장기능을 보존, 회복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심혈관계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 환자에게 ACEi계열 약물을 투여했을 때 2명 중 1명은 마른기침과 같은 부작용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들 중 마른기침이 심한 경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상생활 중 말을 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이런 이유로 대안으로 ARB계열 약물을 환자들에게 투여해 왔으나 학계에서 심근경색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었다.
 
한주용·양정훈 교수팀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 53개 기관에 등록된 ST분절 상승 급성 심근경색 환자로, 응급치료를 받고 심기능이 보존된(심박출량 40% 이상) 환자 6698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ARB계열 약물을 쓴 환자 1185명 중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근경색이 재발한 경우는 1.8%(21명)로, ACEi계열 약물을 쓴 환자군의 비율 1.7%(4564명 중 77명)와 비슷했다.
 
반면 이들 약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3.5%(949명 중 3.5%)가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근경색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이 ACEi계열 약물 사용 후 기침 등의 부작용이 많은 경우 ARB계열이 많이 사용되어 왔는데 이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마련함에 따라 보다 많은 심근경색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학협회지(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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