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서 '해외직구' 얘기가 많이 나오죠. 이제는 주식도 '해외직투'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에만 투자하셨다고요? 전 세계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정도. 달리 말하면 전세계 98%의 투자기회를 놓치고 계신 건데요. 해외 직접투자도 국내 주식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정보가 없어 막막하시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 투자할만한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를 NH농협증권에서 쏙쏙 뽑아 제시합니다>
변화가 빠른 IT 업계에서 100년 이상 존속할 수 있는 회사가 있을까? 100년 전 다우지수의 수많은 종목 중 현재까지 유일하게 생존해있는 제조기업은 GE가 유일하다. 하지만 IT기업은 없다. 시의 적절하게 혁신하지 못하면 망하기 쉬운 업종이 IT업종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IBM은 100주년을 맞이했다.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PC제조 기업으로 기억되고 있는 회사 IBM은 사실 더 이상 PC를 만들지 않는다. 전통적인 컴퓨터 하드웨어 기업으로서의 면모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100년 기업 IBM의 놀라운 변신과 혁신 스토리를 살펴보자.
IBM의 역사는 살아있는 경영학 교과서와 동일하다. 1964년 세계 최초의 메인프레임 컴퓨터 360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면서 세계 컴퓨터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PC시장까지 석권하면서 독주하였으나 관료주의 문화에 젖어 들면서 경쟁사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
IBM은 2004년 중국의 레노보에 PC사업부를 넘기면서 하드웨어 기업으로서의 모습보다 소프트웨어, 기업컨설팅으로 사업 부문을 탈바꿈했다. 전체 매출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26%를 기록한 반면에 솔루션 서비스 비중이 58%를 기록하는 100년 IT기업 IBM의 역사가 새롭게 써지고 있는 것이다.
IBM의 솔루션 서비스 로고 (자료=IBM)
최근 IBM의 주가 차트를 보면 과거의 명성이 무색하기만 하다. 2014년, S&P500지수가 새로운 고점을 쓰면 쓸수록 IBM의 주가는 흘러 내리는 모습이었다. 최근 들어 하락세가 주춤해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IBM주가차트 (자료=NH농협증권 GTS)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실적이다. 지난 3년간 IBM의 영업수익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영업수익은 4% 가량 줄었는데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의 부진과 시스템 테크놀로지 사업부문이 -15% 로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IBM 재무현황 (자료=NH농협증권,Bloomberg)
한편, CEO인 지니 로메티는 실적에 대한 실망감은 있지만 클라우드를 비롯해 데이터, 분석 애플리케이션, 보안, 모바일 사업 부문 전환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했다. 특히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 부문을 처분할 계획과 주주 가치의 실현을 위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늘리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말한다. 디지털 데이터는 그 규모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생성과 사용주기도 짧고 데이터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데이터의 관리에서부터 효율적인 사용까지 전 프로세스의 세심한 관리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전과 달리 빅데이터가 새삼 부각되는 이유가 무엇이며 IBM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바로 디지털 데이터는 고객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이 직접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방문했던 경로, 기록, 횟수, 관심 사항에 대한 작은 데이터까지 기록이 남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데이터를 누가 가장 보고 싶어할까? 그렇다. 마케팅 담당자다.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이것이 새로운 전략 수립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점점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인터넷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오프라인 구매보다 온라인 구매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인터넷 마케팅과 빅데이터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객관리에서 이러한 빅데이터의 효용성이 매우 중요해진다.
IBM 클라우드 서비스 (자료= IBM)
한편 클라우드 서비스는 빅데이터 시대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빅데이터의 활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란 IBM과 같은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를 말한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 컴퓨터에 저장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시장조사기업 시너지리서치 그룹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IBM이 기업용 하이브리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제공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IBM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고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
최근 IBM의 행보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서도 엿볼 수 있다.
IBM은 올 초 본사 차원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IBM은 세계 15개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12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예정에 따르면 2015년에 추가적으로 설립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 국가에는 포함되어 있어 국내 기업솔루션 시장의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
IBM 모바일 솔루션 서비스 (자료=IBM)
시장은 IBM의 편인 것 같다.
IBM이 많은 기업들과 공고한 협력관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트위터와 빅데이터관련 업무 제휴를 체결했고 지난달 31일에는 텐센트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휴에 관한 예비 합의에 서명했다. 텐센트가 금융, 소매판매, 헬스케어 업종에 운용툴과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범위가 넓어지게 됐다.
이외에도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긴밀한 사업 관계를 확장하고 있다. 부진했던 사업부를 정리하고 적과의 동맹도 마다하지 않는 IBM의 최근 행보는 그래서 파격적이다. 과거 영국을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했다. 영국이 많은 식민지를 확보했기 때문에 불려진 이름이었는데 IBM의 데이터센터가 24시간 데이터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선뜻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기업용 서비스 시장이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매출 신빙성에 초점을 두고 보자. 지난 몇 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새롭게 도약하는 IBM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규배 NH농협증권 국제영업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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